사상 최악의 수해가 난 상황에서 유럽으로 외유성 연수를 떠나고 국민을 ‘레밍’(들쥐)에 비유한 충북도의회 의원들에 대해 자유한국당이 제명 결정을 내렸다. 이들과 연수에 동참한 더불어민주당 소속 도의원은 오는 25일 징계 절차를 앞두고 있다.

한국당 중앙윤리위원회(위원장 정주택)는 지난 20일 당무감사위원회로부터 회부받은 ‘수해지역 충북도의회 의원 해외연수’ 관련 징계 안건을 의결한 결과 김학철(충주)·박봉순(청주)·박한범(옥천) 도의원에 대해 ‘제명’을 의결했다고 21일 밝혔다.

정주택 위원장은 “지역 도민이 재난 피해로 큰 고통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일부 도의원들이 외유성 해외연수를 떠난 것은 공직자로서의 본분을 망각한 것”이라며 “특히 (김학철 의원이) 국민에게 막말을 한 것은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일벌백계해도 부족한 사안이다”고 질타했다.

이어 “앞으로 한국당은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고 당의 혁신 노력에 역행하는 언행에 대해 더욱 단호하고 엄격한 잣대를 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향후 홍준표 당 대표 등의 ‘막말’에도 같은 잣대로 징계가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 지난 19일 KBS ‘뉴스 9’ 리포트 갈무리.
▲ 지난 19일 KBS ‘뉴스 9’ 리포트 갈무리.
한국당 소속 도의원들과 더불어민주당 소속 최병윤 도의원 4명은 지난 18일부터 8박10일간 이탈리아와 프랑스 관공서와 관광지 등을 둘러보는 유렵 연수를 떠났다가 도민들의 거센 비판을 받았다. 지난 16일 22년 만의 최악의 수해로 충북이 난리가 난 상황인데도 도민들을 외면하고 외유성 연수를 강행했기 때문이다.

특히 김학철 도의원은 지난 19일 해외 체류 중 KBS와의 전화통화에서 “무슨 세월호부터도 그렇고. 국민들이 이상한, 제가 봤을 때는 뭐 레밍(lemming) 같다는 생각이 든다. 집단 행동하는 설치류 있지 않나”라고 막말을 쏟아냈다. 또 “만만한 게 지방의원이냐. 지방의원이 무소불위 특권을 가진 국회의원 같은 집단도 아니다”는 등 외려 억울하다는 태도를 보이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민주당의 경우 지난 20일 수해 복구는 안중에도 없고 유럽으로 외유를 떠난 한국당 충복도의원들을 강하게 질타했다. 특히 김학철 도의원에 대해선 “출당 등 향후 조치를 제대로 하는지 국민과 함께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최병윤 도의원에 대해서도 오는 25일 도당 윤리심판원 전체회의가 예정돼 있어 이제 국민의 관심은 민주당의 징계 조치에 모이고 있다. 민주당 당원 징계는 도당 윤리심판원의 심의·의결을 거쳐 상무위원회의 의결에 따라 도당위원장이 시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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