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 30분만 서있어도 온몸에 땀이 흐를 정도로 힘들다. 그만큼 힘들게 일하는데 그저 ‘아줌마’로 취급했다. 억울하고 분하다. (신인숙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수석지부장)”

학교 비정규직 급식 조리 종사원에 대해 “아무 것도 아니다. 그냥 급식소에서 밥 하는 아줌마들”이라고 말해 폄하 논란에 휩싸인 이언주 국민의당 원내수석부대표에 대해,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이 10일 이 수석부대표의 사퇴와 국민의당의 사과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당 당사 앞에서 규탄 기자회견과 항의 서한 전달 등을 진행했다.

지난 9일 SBS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이언주 원내수석부대표는 같은 날 학교 비정규직 파업에 나선 노동자들을 “미친 놈들”이라고 표현하고 급식 조리종사원들에게는 “그냥 밥하는 아줌마”라며 “옛날 같으면 그냥 조금만 교육시켜서 시키면 되는 거다. 밥하는 아줌마가 왜 정규직화가 돼야 하는 거냐”고 발언하기도 했다.

▲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당 당사 앞에서 이언주 의원의 발언에 대한 규탄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차현아 기자.
▲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당 당사 앞에서 이언주 의원의 발언에 대한 규탄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차현아 기자.
용순옥 민주노총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서울지부장은 이날 발언에서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합법적인 투쟁을 통해 노동자들의 권리를 주장하는 파업을 했던 것”이라며 “급식실에서도 얼마나 많이 다치고 골병드는지 모른다. 이 의원도 같은 여성이면서 아줌마라고 표현하고 대충 교육만 시키자고 한 것이다. 아이들에게 맛있는 밥 한끼 만들려고 수없이 노력하는 비정규직에 대한 폄하와 막말을 중지하라”고 비판했다.

이날 발언에서는 학교비정규직으로 일하는 급식 조리종사원들의 힘든 근무환경에 대한 토로도 이어졌다. 윤행연 전국학교비정규직 노동조합 부위원장은 “학교 현장에 20년 간 근무했다. 학교 급식실 아줌마는 아무나 한다고 하지만 1년이나 2년 정도 근무한 사람들은 산재가 많이 나고 20년 동안 일한 분도 산재에 노출된다. 그런 현장에서 정신없이 일해야 하는데 어떻게 아무나 일한다고 할 수 있느냐”고 지적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에서도 “이언주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 광명시에 있는 학교 급식실에서 한시간이라도 일해보라. 높은 온도, 습도, 세척제 등으로 피부질환과 화상에 시달리고, 날카로운 조리기구에 살이 베이는 일도 빈번하다. 이들의 대다수는 단시간 고강도의 노동, 반복적 노동으로 손목, 팔, 허리 등에 근골격계 질환을 앓고 있다”며 “‘동네아줌마’로 비하한 이들의 숙련된 노동이 없었다면 전국의 학부모들은 내일도 도시락을 싸야 할 판”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아줌마는 저학력, 저생산의 열등한 존재라는 여성혐오적 인식이 깔려있다”며 “학교 비정규직의 95%가 여성이”라며 이언주 의원 발언이 반여성적인 발언임도 지적했다.

이들은 기자회견 직후 국민의당 당직자에게 항의서한문을 전달했다.

▲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학교비정규직 노동조합이 10일 오전 국민의당 당사 앞에서 이언주 의원 규탄 기자회견을 진행한 직후 국민의당에 항의서한문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차현아 기자.
▲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학교비정규직 노동조합이 10일 오전 국민의당 당사 앞에서 이언주 의원 규탄 기자회견을 진행한 직후 국민의당에 항의서한문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차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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