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사업자와의 연대가 국내 인터넷 동영상서비스(Over the top) 활성화를 위한 해법으로 제시됐다.

곽동균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선임 연구원은 ‘4차 산업혁명시대 OTT 동영상 활성화를 위한 당면과제’ 보고서를 내고 아시아 공동 파트너십을 통해 한국 OTT 시장을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OTT는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를 말한다. 지상파가 운영하는 푹, CJ E&M의 티빙, 넷플릭스, 왓챠플레이, 통신3사의 모바일IPTV가 대표적이다. 넓게 보면 네이버TV, 카카오TV, 페이스북과 유튜브도 해당된다.

곽동균 연구원은 “일본을 비롯한 다른 아시아 국가들과는 공동 대응을 모색해 볼 만한 상황”이라며 “아시아 권역내의 OTT 동영상 시장 통합으로까지 이어지면 한국이 가장 큰 수혜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한류 콘텐츠가 인기를 끄는 상황에서 시장통합을 통한 해외 진출을 모색해볼 수 있다는 것이다.

▲ 디자인=이우림 기자. ⓒiStock
▲ 디자인=이우림 기자. ⓒiStock

국내 OTT사업자들이 해외로 눈을 돌려야 하는 이유는 국내 시장 규모가 작기 때문이다.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지난해 국내 OTT 시장 규모는 4884억 원에 불과했으며 지난 4월 KISDI 조사 결과 OTT 유료 시청자는 5%에 그쳤다.

왜 한국에서는 OTT가 크게 성장하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 곽동균 연구원은 “워낙 낮은 유료방송 요금 때문에 미국과 달리 OTT 동영상 서비스가 ‘파괴적 혁신’만 갖고서는 상업적으로 성공하기 쉽지 않은 구조”라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의 넷플릭스가 성공한 가장 중요한 이유는 기존 유료방송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월등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미국의 케이블방송은 월 30~50달러 요금을 내야 하는 반면 넷플릭스는 월 7.99~12.09달러로 시청할 수 있다. 이 같은 전략을 바탕으로 넷플릭스는 올해 1분기 미국 시장에서 5085만 명의 가입자를 확보해 케이블TV의 가입자 수(4861만명)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한국의 유료방송은 월 요금이 1만~2만 원대에 불과해 주요 방송콘텐츠 VOD 시청을 위해 월 1만 원 가까운 요금을 내는 OTT와 차이가 크지 않다. 가장 인기가 높은 콘텐츠인 지상파를 보유한 푹과 CJ E&M 콘텐츠를 가진 티빙의 유료회원이 장기간 정체기를 맞은 점을 감안하면 반등할 가능성도 높지 않다.

따라서 유료 가입자의 수신료에 의존하는 넷플릭스형 모델이 아닌 무료 가입자 시청층을 넓혀 광고수입을 확보하는 무가지형 수익구조(가입자 기반 모델)를 확보해야 한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이를 위해 곽동균 연구원은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고용, 납세 실적이 좋은 OTT에 공공광고 우선 집행 △모바일 이용시 데이터 비용 보조 △해외 플랫폼 역차별을 막고 국내외 저작권 단속을 통해 국내 사업자 배분 몫 확보 등을 대책으로 제시했다.

한편 곽동균 연구원은 “OTT 동영상 서비스의 확산은 시청자 데이터의 실시간 수집이 가능해짐을 의미한다”면서 “시청자 빅데이터는 영상 콘텐츠의 기획, 제작, 편성 과정에서 적극 활용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영국 BBC는 높은 TV수신료를 징수하는 대신 OTT 동영상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면서 시청자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해 활용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이용자 정보를 바탕으로 콘텐츠를 추천하고 있다. 

곽동균 연구원은 △실시간 스트리밍 비중 증가 △AR·VR 등 기술활용 급증 △오리지널 콘텐츠(‘하우스오브카드’와 같은 다른 플랫폼에 없는 독점 콘텐츠) 경쟁 △상품구매 연동이 가능한 복합 플랫홈화를 OTT 시장의 변화로 전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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