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주인공은 YTN 해직기자 출신 노종면. 그는 지난 2008년 10월 이명박 정부에서 권력의 ‘낙하산’으로 지목된 구본홍 전 사장의 선임을 반대하는 투쟁을 벌이다 권석재·우장균·정유신·조승호·현덕수 등 기자 5명과 함께 해직됐다. 이후 노 기자는 9년여 기간 YTN 복직투쟁을 이어왔다. 그가 밝힌 사장 출마의 변은 이렇게 요약된다.
“만약 뜻을 이룬다면 YTN 공정방송 투쟁의 승리로 규정하고 YTN의 개혁, 진정한 통합과 도약을 위한 도전에 나서겠다. 그때 동지들이 9년 동안 펼치지 못했던 지혜와 벼려두었던 용기를 분출시켜 주셔야 한다.”
노 기자와는 일면식도 없지만 적어도 세 가지 이유로 그의 출마를 지지하며 공정방송확보 노력에 한 글을 보태고자 한다.
첫째, 공정방송 확립을 위해 뜨거운 눈물을 흘린 경험을 값진 자산으로 활용할 기회를 주는 것도 좋기 때문이다.
말로는 누구나 언론자유, 공정방송확립을 내세우지만 자신의 직을 걸고 모든 것을 던지는 언론인들은 여전히 소수에 머무른다. 특히 이명박근혜 시대 방송의 권력 줄세우기는 언론인들에게 굴욕감을 줄 정도로 저널리즘 생태계를 붕괴시켰다. 이 시기에 분노하지 않고 권력의 품에 혹은 선거캠프에 머문 자들이 사장 자리를 넘보게 하면 또 다시 공정방송은 물 건너 가게 된다. 모두가 공정방송 투쟁 경험이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난세에 저항한 양심적인 언론인에게 기회를 주는 것은 문재인 정권의 인사정책에도 합당하다고 본다.
둘째, YTN은 구조적으로 관영방송으로 전락할 위험이 상존하기 때문이다.
24시간 뉴스 전문채널인 YTN은 어느 방송보다 공익성과 공정성이 높아야 하지만 구조적으로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YTN의 대주주는 한전KDN, 한국마사회, KGC인삼공사 등 대부분 공기업이다. 한마디로 주인이 없는 회사이기 때문에 정치권력에서 언제든 입맛에 맞는 낙하산 사장을 내려보내 손쉽게 방송통제를 할 수 있는 지배구조를 갖추고 있다. 따라서 이런 방송사에는 특히 공정방송 의지가 높은 양심적이면서도 정치적 중립을 확신할 수 있는 인사가 사장이 돼야 한다. 그런 점에서 노 기자는 누구보다 돋보이는 경력을 갖추고 있다. 9년간 눈물의 세월이 공정방송을 바로 세울 수 있는 토대가 된다면 그에게도 나라에도 보탬이 될 것이다. 훗날 유사상황에서 공정방송을 위해 부당한 외압에 분연히 맞서는 후배들의 귀감이 될 수도 있다.
셋째, 언론적폐 청산의 적임자이기 때문이다.
언론개혁은 멀리 있지 않다. YTN이 개혁되면, KBS·MBC도 도미노 효과를 내게 된다. 누구보다 YTN 내부를 잘 아는 개혁적인 인사가 사장이 되면 ‘YTN 적폐청산’ 방식과 내용은 그에게 맡기면 굳이 정치권력이 나서지 않아도 된다. 섣불리 정치권이 전면에 나서면 개선이 아닌 개악이 될 위험성이 있는 것이 바로 언론개혁이기 때문이다. 해직기자에게 사장 자리를 주는 것에 대해 위험하다는 식으로 미리 겁먹지 말라. 장기간 시련을 견딘 해직언론인에게 성찰과 반성, 각오를 새롭게 다듬는 연단의 세월이 됐음을 알 수도 있다.
해직 기자에서 방송사 사장으로 가는 길은 험로가 예상되지만 YTN과 한국언론사에 새로운 지평을 여는 계기가 될 것이다. 선거캠프를 기웃거린 인사들 혹은 이미 내정을 약속받은 검증 안된 인사들에게 YTN을 맡기는 것은 또 다른 위험한 도박이 될 것이다. 그래서 검증된 언론인, YTN에 깊은 애정을 가진 노 기자를 공개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