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조선일보에서 10년차 내외 기자들이 잇따라 회사를 떠나거나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조선일보 노동조합에 따르면 10년차 내외 기자 2명이 회사를 떠났고 1명은 사의를 밝힌 상태다. 노조는 노보에서 “‘남아서 좋은 회사를 만들자’고 설득해도 요지부동”이라며 “사람들이 떠나는 것도 위기지만 내부에 냉소주의가 확산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노조는 “냉소주의와 패배주의는 지금보다 상황이 더 나아지지 않을 것이란 비관에서 비롯된다”고 꼬집었다. 실제 7~8년차 한 조합원은 노조에 “동료들이 하나 둘 나가는 걸 보면서 몸값이 가장 괜찮을 때 나도 다른 길을 찾아야 하나 생각하는 조합원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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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차 안팎의 조합원은 노조에 “최근 회사를 나가는 사람들을 보면서 선배들이 ‘우리는 이제까지 그냥저냥 회사를 잘 다녔지만 너희들은 어쩌냐’고 농담반 진담반으로 말하는 걸 들으면 남아 있는 내가 멍청한 건가라는 생각이 든다”라고 말했다.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다는 의미다. 

노조는 이런 냉소주의와 패배주의의 원인 중 하나로 경제적인 여건을 꼽았다. “작년 임금 협상이 올해까지 미뤄져 장기간 지연되고 최악의 임금피크제가 개선될 조짐이 없다는 게 암담한 상황을 더 실감케 한다”는 조합원 의견이 많다는 것이다. 조선일보는 최근 2년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이에 노조는 “정상적 직장이라면 자연스러운 정도의 임금상승, 타사와 비슷한 형태의 임금피크제를 원할 뿐”이라면서 “젊은 조합원들은 입사 이후 몇 년째 임금이 오르지 않고 있다. 부도 직전의 회사나 중소기업도 젊은 사원들의 임금은 해마다 기본적 수준은 올린다”고 비판했다. 

노조에 따르면 소통의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임금피크제다. 조선일보 임금피크제는 임금의 절반 가량을 삭감하는 방식으로 언론계에서는 ‘최악의 임금피크제’로 꼽힌다. 노조는 “임금피크제로 임금이 반토막 난 선배를 마주하기가 심란하다”고 노보에 썼다. 

그러면서 노조는 “회사는 ‘사람이야말로 조선일보의 가장 중요한 자산이고 경쟁력’ 이라고 강조해왔다”며 “기자들 역량이 높다고 우리 스스로 말하면서 정작 회사 내에서는 현장에 있는 일선 기자들의 목소리를 잘 듣지 않는 것은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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