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당해고, 비정규직 고용 등으로 도마에 올랐던 경기방송이 ‘꼬리자르기’ 수습에 나섰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최승대 경기방송 대표이사는 지난 12일 이아무개 경영지원국 경영전략기획팀 팀장에 정직 1개월 징계를 내리고 조아무개 보도제작 부국장을 화성·오산·안산 지역 주재기자로 발령내는 좌천성 인사조치를 단행했다. 이밖에 방아무개 경영지원국 사업마케팅팀팀장이 경영전략기획팀 팀장 겸직으로 임명됐고 최아무개 복부권역 주재기자가 보도국 1·2팀 총괄팀장으로 승진 조치됐다. 하지만 관련 사태의 주요결정권자인 현아무개 본부장은 인사조치 대상에서 제외됐다.

현 본부장은 경영지원국과 편성제작·보도국을 모두 총괄·지휘하고 있다. 편집국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해 경영과 편집을 분리시키는 통상적인 언론사 조직체계와 상이한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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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문에 경기방송 해고자들 사이에선 ‘꼬리자르기식 수습’, ‘보여주기식 수습’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경기방송 퇴사자 A씨는 “방송통신위원회를 향한 보여주기식 징계를 했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퇴사자 B씨도 “경기방송 내부에는 사내 모든 결정을 현 본부장이 한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라면서 “현 본부장만 빠졌다. 본인이 징계대상인데 징계를 내린 게 아니냐”고 지적했다.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식의 임시방편이라는 지적도 있다. 보도국 내 발생한 논란의 책임을 지고 본사를 떠난 조 부국장의 자리에 최아무개 기자가 복귀한 것과 관련해서다. 최아무개 기자는 ‘신입직원 계약직 고용’ 논란이 있었던 2015년 신입직원을 관리한 팀장이었다. 최 기자는 지난해 초중순 경 지역 주재 기자로 발령받아 본사를 떠났다.

현재 경기방송 보도국 내엔 노동조합에 가입한 직원이 한 명도 없다. 지난해 초까지 조합원이었던 보도국 기자 6명은 지난해 초중순경 단체로 노조 탈퇴서를 냈다. 이에 대하여 경기방송 노조 관계자는 “기자들이 다 성인인데 자기 의향으로 탈퇴서를 낸 것이지 탈퇴를 강요받았다고 볼 순 없다”면서 “당시 일부 보도제작국 직원에 대한 시말서 작성 지시를 두고 정식 징계위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주장한 노조와 이에 반대한 보도국 직원 간 입장 차이 때문에 탈퇴서를 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경기방송 노조 조합원은 보도국 집단 탈퇴 후 10명이 남았다.

현 본부장 및 최 대표이사의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전화·문자를 시도했으나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 기사 수정 : 2019년 3월11일 오후 13시53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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