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이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으로 내정한 고영신 한양대 언론정보대학원 특임교수가 경향신문 재직시절 삼청교육대를 미화하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5·18 광주민주화운동 진상규명을 ‘한풀이’로 묘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29일 고영신 교수의 신문보도 모니터 보고서를 내고 이 같이 밝혔다. 국민의당이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의 ‘전두환 찬양을 담은 민정당 측 입장을 전한 기사’를 문제 삼았던만큼 고영신 교수 내정에 따른 ‘이중잣대’ 논란이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고영신 교수는 경향신문 기자 시절인 1981년 11월30일 “뿌리내린 의식혁명... 사회정화 운동 1년 그 방향과 과제”에서 삼청교육대를 미화했다.

고영신 교수는 “짧은 기간 동안 사회정화 운동은 우리 사회 구석구석에 잔존하나 뿌리 깊은 부조리와 묵은 때를 씻어내고 국민 속에 새 시대의 개혁 의지를 정착시키는데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고 밝혔다.

고영신 교수는 “더욱 중요한 것은 각종 고질적 사회병리 현상에 대한 척결작업을 강력히 추진, 큰 성과를 거두었다는 것을 간과할 수 없다”면서 “소위 ‘해결사’로 불리는 청부조직폭력배 490명을 비롯, 폭력불량배와 사회풍기교란사범 등 6만 4525명을 소탕하여 이 중 4만 명은 정화 교육을 시키고 3300여 명은 재판에 회부함으로써 밝고 명랑한 사회 기풍을 진작시키는 데 기여했다”고 밝혔다.

▲ 경향신문 '뿌리내린 의식혁명…사회정화 운동 1년 그 방향과 과제'(1981.11.30.) 출처 : 네이버 뉴스 라이브러리.
▲ 경향신문 '뿌리내린 의식혁명…사회정화 운동 1년 그 방향과 과제'(1981.11.30.) 출처 : 네이버 뉴스 라이브러리.
그러나 전두환 정권 당시 삼청교육대는 ‘사회정화 운동’이라는 미명아래 인권유린을 일삼았으며 범죄자 뿐 아니라 민주화 운동을 해온 학생들까지 무분별하게 잡아넣었다.

고영신 교수는 1987년 9월10일 경향신문 칼럼 “구원 털고 한풀이 넘어”에서 5·18 광주민주화운동 진상규명을 ‘한풀이’로 묘사하기도 했다.

김대중 당시 대선후보의 광주, 목포 방문을 두고 고영신 교수는 “문제는 광주, 목포 시민을 비롯한 연도의 수많은 지역민들의 뜨거운 환성을 아전인수식의 정치적 해석이나 정치 도구화하기 보다는 그 속에 담긴 진정한 의미를 얼마만큼 인식하느냐”라며 “김 고문이 지적한 대로 우리 역사가 광주를 우회할 수는 없는 일이지만 계속 불행했던 과거를 반추하고 있을 수만은 더더욱 없는 일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고영신 교수는 당시 5·18 광주민주화운동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 ‘국민통합’을 우선시했다. 그는 “7년 전의 아프고 쓰린 상처를 헤집어내는 어리석음보다 조용히 아물리면서 진정한 민주화로 승화시키는 지혜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라며 “(유세 당시) 과격 구호나 행동, 지방색 발언을 자제하고 질서를 지킨 광주시민들의 바람이라고 봐도 무방하리라는 느낌”이라고 썼다.

또한 고영신 교수는 “김 고문의 이번 광주, 목포 방문의 정치적 목적이 어디 있든 한풀이 한마당을 넘어 구원을 훌훌 털어버리고 온 국민이 참으로 하나 되는 출발점이 되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고영신 교수는 종합편성채널 시사토크 프로그램 단골 패널로 출연하며 막말 논란의 중심에 섰던 장본인이며 김영란법 위반 의혹, KNN 사외이사 결격사유 논란이 불거진 상태다. 국민의당은 김 교수 추천안을 29일 의원총회에서 추인할 계획이었지만 잇따른 논란이 불거지자 의결 보류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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