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막내 기수인 35기(2015년 입사) 기자들이 23일 성명을 내고 “국가기간통신사로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한 책임을 지고 현 경영진들이 대국민 사과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35기 기자들은 “약 2년간 저희는 막내로서 사회 일선에 배치돼 있었다. 저희의 주 취재원은 우리 사회의 평범한 소시민이었다”면서 “민중총궐기와 촛불집회로 광장을 메우며 촛불을 든 이들은, 선배들이 찾으라 했던 ‘피해자와 사회적 약자들’이었다”고 밝혔다.

35기 기자들은 “대통령을 비판하는 집회를 기사로 작성하면 분량이 대폭 줄어들고, 대통령을 언급한 문장이 편집됐다”고 폭로했다. 이들은 “피해자와 사회적 약자들의 핏기 어린 절규는 '이런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도 있다'는 이유로 그들의 입에서 나온 적 없는 단어로 순화됐다”고 덧붙였다.

▲ 연합뉴스 사옥. 사진=이치열 기자
▲ 연합뉴스 사옥. 사진=이치열 기자

기계적 중립을 통한 ‘물타기성 보도’에 대한 문제제기도 있었다. “전 세계가 감탄한 평화 촛불집회를 다룰 때면, 관제데모 의혹이 끊이지 않는 우익단체 집회도 함께 다뤄야 했다”는 것이다.

성명에는 연합뉴스가 국가기간뉴스통신사로서 부적절한 ‘포털 장사’를 해왔다는 내용도 담겼다. 이들은 “포털에서 잘 먹힌다는 이유로 시민 대다수는 공감 못 할 극단적인 사례를 ‘야마’(주제)로 잡은 취재 지시가 내려오기 일쑤였고, 실시간 포털 기사 순위를 하루에도 몇 번씩 내려 보내 자극적인 제목과 내용을 반강제한 부장도 있었다”고 밝혔다.

이들은 “선배들! 저희는 사실 회사가 부끄럽다”면서 “이제서야 수습기자 때 배운 초심을 실천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35기 기자들은 △국가기간통신사로서 신뢰를 잃은 책임에 대한 대국민 사과 △편집권 보장 △노사관계 봉합 △사원 동의를 통한 편집국장 임면동의제 부활 등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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