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방송이 공동으로 팩트체크를 실시한 결과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가 가장 거짓말을 많이 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 언론정보연구소는 17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세미나를 열고 지난 대선 기간 서울대가 12개 언론사와 함께 실시한 SNU팩트체크 결과를 공개했다. SNU팩트체크 서비스는 팩트체크 플랫폼으로 개별 언론사가 실시한 팩트체크 기사를 올리면 서울대에서 종류별로 모아 정리를 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가장 많은 팩트체크를 받은 대상은 홍준표 후보(47건)다. 이어 문재인 후보(33건), 안철수 후보(20건), 유승민 후보(14건), 심상정 후보(6건) 순으로 나타났다. 유력 후보에 대한 팩트체크 빈도가 높았으며 홍준표 후보의 경우 논란이 되는 발언이 많다보니 팩트체크 횟수가 잦았던 것으로 보인다.

▲ 지난 대선 'SNU 팩트체크 서비스' 검증 결과.
▲ 지난 대선 'SNU 팩트체크 서비스' 검증 결과.

홍준표 후보는 팩트체크 대상이 된 47개 발언 중 31개 발언이 ‘거짓’ 또는 ‘대체로 거짓’으로 나타났다. 논란이 된 발언의 66%가 거짓이었다. 대표적인 거짓발언은 “하천의 녹조 현상은 (4대강 사업 때문이 아니라) 하수유입과 기후 변화 때문이다” “노무현 정부가 (재벌로부터) 8000억 원을 받았다” “노무현 정부 시절 코미디언 2명이 방송에서 배제됐다” 등이다.

다음으로 거짓 판정 비율이 높은 대상은 안철수 후보다. 안철수 후보는 팩트체트 대상이 된 20개의 발언 중 13개가 ‘거짓’ 또는 ‘대체로 거짓’으로 나타났다. “문재인 후보 아들, 5급 공무원에 특채” 발언이 대표적인 거짓 발언이다. 


이어 심상정, 문재인, 유승민 후보 순으로 팩트체크 결과 ‘거짓’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심상정 후보와 유승민 후보의 경우 전체 팩트체크 유력후보가 아니었기 때문에 토론과 팩트체크에서 상대적으로 주목도가 떨어졌던 것으로 보인다.

팩트체크에도 맹점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언론사가 어느 후보에 대한 팩트체크를 하느냐부터 주관이 깊숙이 개입된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이 조선일보의 팩트체크 사이트를 조사한 결과 문재인 후보 ‘팩트체크’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준웅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검증을 하는 언론이 왜 이 후보의 이 주장을 검증을 하는지, 이 검증 행위가 정당한지 설명을 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이론과 달리 현실에서는 명확하게 ‘사실’이나 ‘거짓’으로 판단하기 모호한 때가 많다. SNU팩트체크 결과 같은 사안에 대해 완전히 다른 판단을 내린 경우도 있다. 이준웅 교수는 “TV를 보면 (시청자가) 멍청해진다는 주장을 언론학자들이 20년 동안 연구했지만 결론이 나지 않았다”면서 “사실확인이라는 것 자체가 일목요연하게, 쉽게 이뤄지는 게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관련기사: 대선에서 ‘팩트체크’는 중요하지만 만능이 아니다)

▲ SNU 팩트체크 서비스 화면 갈무리.
▲ SNU 팩트체크 서비스 화면 갈무리.

서울대는 팩트체크 서비스를 고도화할 계획이다. 정은령 SNU팩트체크 센터장은 “처음 언론사 공동의 팩트체크 서비스를 실시한 것이며, 참여 언론사의 실무자 대표협의체가 구성돼 있다. 이번 기간 동안 물리적 결합을 했다면 앞으로는 화학적인 결합을 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개별 언론사의 팩트체크 결과를 나열하는 데 그칠 게 아니라 여러 언론사가 팩트체크 과정에 참여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프랑스 언론과 구글이 함께하는 팩트체크 서비스인 ‘크로스체크’는 여러 언론이 함께 검증을 실시하며 합의가 되지 않은 사안은 공개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SNU팩트체크 서비스에는 KBS, MBC, SBS, JTBC, YTN, MBN,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한국일보, 서울신문, 매일경제 등 12개 언론사가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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