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가 지난해부터 프로야구 담당기자들의 편의제공을 위해 지방구단에 숙박비를 매년 제공하고 있는가 하면 각 구단도 기자들을 접대하기 위한 비용을 연간 예산에 편성해 놓고 있음에도 구단과 언론사 모두 이에 대한 개선 노력을 보이지 않고 있어 언론계 안팎으로부터 비난을 사고 있다.

심지어 각 구단은 기자들에 대한 향응 및 촌지를 1년에 몇 차례씩 제공하고 있어 단지 관행으로만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KBO는 올해 4개 지방구단에 기자들에 대한 숙박비 지원 명목으로 평균 3천만원을 지원했다. 이는 지방에서 경기가 있을 때마다 지방을 연고로 하는 구단이 중앙일간지, 스포츠지, 지방지, 중앙방송사, 지방방송사 등 30여명 이상이나 되는 기자들을 위한 숙박비 전체를 부담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지난해부터 제공받아왔다.

한 구단 관계자는 “구단이 KBO의 지원을 받아 기자들에게 제공하는 숙박시설은 호텔급 여관 정도”라며 “기자들이 기사전송을 하기 위한 편의시설 따위가 필요하기 때문에 이를 구비한 곳을 찾는 것도 고민거리”라고
털어놨다.

이에 대해 기자들의 입장은 취재·출장비가 현실화돼 있지 않기 때문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한 야구담당 기자는 “현실적으로 회사에서 지급되는 출장비나 교통비는 어쩌다 비행기 한 번 타면 없어질 정도로 턱없이 부족한 형편”이라며 “당장 구단에 제공하지 말라고 할 수도 없지 않느냐”고 해명했다.

이밖에도 각 구단들은 기자들의 ‘편의’를 위해 술자리 접대 및 촌지까지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한 프로야구 구단은 기자들을 위한 저녁식사 및 술자리, 촌지 제공 등에 들어가는 비용을 ‘부정기접대비’ 명목 등으로 예산에 편성해놓고 있다.

이렇게 편성해 놓은 비용은 한 해에 무려 1억에서 1억5000만원까지 된다. 특히 겨울철 전지훈련, 봄철 개막
전, 여름철 휴가시즌, 포스트시즌 등에 제공하고 있는 촌지는 그 액수가 연간 수천만원을 상회하고 있어 구단 입장에선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 구단의 관계자는 “출범 초기부터 관행화 돼 있는 데다 안주면 ‘찍히기’ 때문에 줄 수밖에 없는 형편”이라며 “이달 초 개막전을 전후해서도 평기자 30만원, 데스크급에 50만원을 제공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정도의 차이는 있어도 다른 구단도 마찬가지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 스포츠신문의 편집국장은 “현재 출장비는 지급규정에 따라 지급하고 있다”며 “그러나 현실적으로 낮게 책정돼 있다면 건의해 개선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향응과 촌지 문제에 대해 “관행이 잘못돼 있다면 고쳐야 하는 건 당연하나 기자의 의지와 상관없이 이뤄진 일이라면 무작정 기자들을 비난해서는 안될 일”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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