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 플랫폼 방송사업자(MSO)인 티브로드가 직원 40%에 달하는 규모의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것으로 알려져 노조가 반발하고 나섰다.

희망연대노조 티브로드지부에 따르면 티브로드는 정규직 노동자 615명 중 40%에 달하는 240여명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시작했으며 광고팀·자재창고팀 외주화를 추진하고 있다. 노조에 따르면 240명은 상담 과정에서 사측이 제시한 숫자다. 

노조는 27일 성명을 내고 “4월 말까지 희망퇴직서에 사인을 하지 않으면 대기발령 등 불이익을 주겠다고 협박하고 있다”면서 “딜라이브(씨앤앰) 등 다른 사업자들이 직접고용 정규직화를 추진하는데 태광 티브로드는 오히려 반대로 움직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 티브로드 희망퇴직 안내문.
▲ 티브로드 희망퇴직 안내문.

앞서 티브로드 사측은 지난 24일 사내공지를 통해 “경영상의 이유로 인해 회사가 무너지는 것을 볼 수만은 없는 안타까운 심정에서 어쩔 수 없이 선택한 것”이라며 “만약 희망퇴직 신청기간 내에 모두 마무리되지 않는다면, 회사는 경영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하여 구조조정을 진행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사측은 “방송통신 사업은 시장 포화로 인해 영업환경이 극도로 악화되고 있다”면서 경영 위기를 강조했다.

그러나 희망연대노조는 사측이 경영상의 위기를 과장하고 있다며 반박했다. 케이블이 시장에서 IPTV에 밀리면서 매출감소가 이어지는 건 맞지만 티브로드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703억 원으로 케이블 업계 1위 CJ헬로비전의 당기순이익의(215억 원)의 3배에 달하는 규모다. 또한 티브로드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047억 원으로 2015년(532억 원)에 비해 2배 가까이 늘었다. 

티브로드의 모회사 태광그룹은 지난해 경영 위기 속에서도 129억 원에 달하는 기부를 하기도 했다. 당시는 이호진 전 회장이 회사자금을 횡령해 손해를 끼친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던 때다. 따라서 대대적인 기부활동이 사회공헌 목적이 아닌 이호진 전 회장의 구속을 피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티브로드가 희망퇴직 관련 상담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노동조합원이나 급여가 높은 일부 직원을 ‘퇴직 대상자’로 특정했다는 주장도 나온다. 

티브로드 홍보팀 관계자는 “현재 시장상황이 지속되면 조만간 영업이익도 금방 마이너스가 될 것이다. 앞이 내다보이지 않는 상황으로 위기 극복을 위해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자발적인 희망퇴직으로 규모를 특정하거나 누군가를 지목해 퇴직을 요구하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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