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소수자 활동가들이 문재인 후보의 기자회견장에서 기습시위를 벌이다가 경찰에 연행됐다. 이들은 동성애 합법화에 찬성하지 않는다는 문재인 후보의 발언에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성소수자 활동가 단체인 ‘성소수자 차별반대 무지개행동’ 회원들과 성소수자 활동가 등 13명이 26일 오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열린 문재인 후보의 기자회견장에서 기습시위를 벌였다. 문재인 후보는 이날 ‘천군만마(千軍萬馬) 국방안보 1000인 지지선언’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문재인 후보는 지난 25일 JTBC에서 방송된 대선후보 TV토론회에서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가 “군 동성애가 심하다. 군 전력을 약화시킨다”고 말하자 “동성애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홍 후보가 박원순 서울시장이 동성애 차별금지를 규정한 서울시민인권헌장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 비판받은 것을 언급하자 문 후보는 “합법화랑 차별금지를 구분하지 못하느냐”고 반박했지만 문 후보는 “(동성애를) 좋아하지 않는다”며 “합법화에 찬성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에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동성애는 찬성이나 반대할 논리가 아니라 성정체성의 문제”라며 “동성애자의 인권은 존중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노무현 정부 때부터 추진했던 차별금지법을 후퇴시킨 문재인 후보님께 유감의 말씀을 드린다”며 비판했다.

▲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본청 앞에서 열린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천군만마 국방안보 특보단 출정식'에서 성소수자 인권단체 회원들이 레인보우 깃발을 들고 어제 토론회에서 발언한 동성혼 반대 입장에 항의하고 있다. 사진=포커스뉴스
▲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본청 앞에서 열린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천군만마 국방안보 특보단 출정식'에서 성소수자 인권단체 회원들이 레인보우 깃발을 들고 어제 토론회에서 발언한 동성혼 반대 입장에 항의하고 있다. 사진=포커스뉴스
이들 활동가들은 26일 문재인 후보의 기자회견장에 나타나 무지개 깃발을 들고 문재인 후보에게 토론회에서 나온 발언을 규탄했다. 이들은 “발언 사과하라”, “차별금지법 제정”, “저는 동성애자다. 제 존재에 반대하시는 거냐”라고 강하게 항의했다.

이들 활동가들은 경호원과 국회 방호과 직원 등의 제지를 받았다. 기습시위를 벌인 ‘무지개행동’ 회원과 성소수자 활동가, 다큐멘터리 감독 등 총 13명이 경찰에 연행됐다. 이들은 현재 영등포경찰서와 강서경찰서, 동작경찰서 등으로 나누어 연행됐다.

국회 측은 “국회 내에 긴박한 일들이 있으면 경비대가 나서서 저지한다. 또한 국회 내에서는 시위가 허가돼있지 않아 경찰에서 연행한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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