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민순 회고록·메모’ 파문이 8개 전국단위 종합일간지 1면 헤드라인에 올랐다. 야권 후보를 겨냥한 ‘북풍 논쟁’이라는 지적이 거론되는 한편, 일부 언론은 ‘색깔 아닌 진실 문제’라며 대선후보 자질론을 제기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이번 논란은 제2의 ‘NLL(북방한계선) 공세’”라며 정면 대응하고 나섰다.

파면된 전 대통령 박근혜씨의 재판이 내달 2일부터 시작한다. 피고인 출석 의무가 없는 공판준비기일임에 따라 박씨가 법정에 모습을 드러낼 진 미지수다. 박씨는 23년여간 거주한 서울 삼성동 자택을 팔고 내곡동 인근으로 이사했다.

아래는 22일 아침 전국단위 주요종합일간지 1면 머릿기사 제목이다.
경향신문 "D-17…‘안’으로 갔던 보수 이탈…‘문’ 오차범위 밖 우세"
국민일보 "문재인, 결국 ‘北風’ 앞에 섰다"
동아일보 "‘송민순 문건’ 대선판 뒤흔든다"
서울신문 "‘北에 사전 문의’ 송민순 문건 파문 확산"
세계일보 "송민순 vs 문재인 진실게임… '장미 대선' 흔드나"
조선일보 "[NEWS&VIEW] 文·宋 진실게임 풀 열쇠는 '北에 보낸 전통문'"
중앙일보 "캠프 ‘입의 전쟁’ 정책 한번 말할 때 네거티브 아홉번"
한겨레 "대선 코앞 송민순 문건…“문 거짓말” “북풍 공작”"
한국일보 "중국 변했나, 북한에 무력시위 ‘강경 기류’"

보수언론 “문재인, 북한 입장을 왜 알아봤는지 확인해야"

‘송민순 문건·메모’가 5·9 대선의 새로운 쟁점으로 등극했다.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이 지난 21일 언론에 “만일 남측이 반공화국 인권결의안 채택을 결의하는 경우 10·4 선언 이행에 북남간 관계 발전에 위태로운 사태를 초래할 수 있음을 강조함” 등의 내용이 실린 ‘청와대 내부 문건’을 공개한 데 따른 것이다.

▲ 22일 경향신문 6면
▲ 22일 경향신문 6면

송 전 장관에 따르면 이 문건은 2007년 11월20일 ‘아세안+3 회의’ 참석을 위해 싱가포르에 머물던 노무현 대통령이 자신을 호텔 방으로 불러 보여준 것이다. 송 전 장관은 지난해 10월 유사한 내용의 내용을 자신의 회고록에 기재했다. 그는 문재인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이 유엔 인권결의안 기권 결정에 앞서 “북한에 반응을 물어보자”고 말했고 북한의 반대 뜻을 확인한 뒤인 11월20일 기권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송 전 장관은 “묻지는 말았어야 했는데 문 실장이 물어보라고 해서”라고 쓴 수첩 메모도 기자들에게 공개했다. 그는 “색깔론이나 정치 이념으로 보지 말고 (문 후보의) 판단력과 진실성의 문제로 봐 달라”고 말했다.

언론 보도는 ‘안보 논쟁 vs 자질론’ 양상을 띠고 있다. 경향은 “송민순이 꺼낸 수첩, 또 ‘안보 논쟁’ 촉발”에서 “‘북한 이슈’가 19대 대선 속으로 깊이 들어왔다”고 지적했다. 한겨레는 “대선 코앞 송민순 문건…‘문 거짓말’ ‘북풍 공작’“ 1면기사에서 ”지난 19일 방송 토론회에서 ‘주적’ 공방 등으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몰아세웠던 자유한국당·바른정당은 이번엔 ‘종북 좌파’ ‘대통령 자격 부족’ 등을 거론하며 공세를 펼쳤다“며 ”국민의당도 ‘문재인 후보의 말바꾸기’를 문제 삼으며 정직성 논란을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논란의 핵심은 '북한 인권 문제를 표결하는 데 북한 입장을 뭐하러 알아보느냐'는 것”이라 규정했다. ‘최종 결정 전에 북한의 입장을 확인했는가’ ‘남북 당국이 직접 접촉한 사실이 있는가’ 등의 진상 규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조선은 “두 쟁점 모두 국정원에 있는 기록을 보면 확인할 수 있다”면서 “이와 관련, 국정원 관계자는 ‘이 문제와 관련한 사항은 NCND(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음)가 우리 입장’이라고 했다”고 지적했다.

▲ 22일 동아일보 1면
▲ 22일 동아일보 1면

▲ 22일 조선일보 1면
▲ 22일 조선일보 1면

문 후보는 “비열하고 새로운 색깔론이자 북풍공작” “공직자가 과거에 취득한 일을 공개하는 것은 공무상 비밀누설에 해당한다” “이번 논란은 제2의 ‘NLL(북방한계선) 공세’” 등이라 비판하며 정면 대응하고 나섰다. 문 후보 측은 이르면 다음주 초 송 전 장관을 명예훼손과 선거법상 허위사실 유포, 대통령기록물법 위반 등으로 고발할 예정이다.

한겨레는 “그러나 송 전 장관이 공개한 문서만으로는 “결의안에 반대한다”는 내용의 ‘북한 반응’이 어떤 맥락에서 우리 정부 쪽에 건네진 것인지 확인하기 어렵다“며 ”문서의 제목이나 작성 배경, 작성 시기, 발신자와 수신자 등이 나타나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겨레는 또한 “다만 송 전 장관이 이날 함께 공개한 수첩 메모에 적힌 대통령의 발언(“묻지는 말았어야 했는데 문 실장이 물어보자고 해서… 송 장관 그렇다고 사표는 내지 마세요”)이 사실이라면, 정부가 언제 어떤 식으로든 북한의 반응을 물어본 결과물일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할 수는 있다“고 지적했다.

내달 2일 ‘박근혜 재판’ 시작, 최순실과 같은 재판부

내달 2일부터 시작할 박근혜씨의 재판은 피고인 최순실·안종범·정호성(전원 구속기소)의 재판을 담당하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가 맡는다. 이 재판부는 현재 최씨의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 및 사기업 특혜 계약체결 강요 혐의를 심리하고 특검 수사로 추가 기소된 뇌물수수 혐의도 심리 중이다.

▲ 22일 동아일보
▲ 22일 동아일보 2면

공동정범 박씨가 같은 재판부에 배당됨에 따라 두 재판이 병합될 가능성도 있다. 보도에 따르면 박씨는 재판준비가 덜 됐다는 이유로 법원에 연기 신청서를 제출해 재판 첫 기일이 2일보다 미뤄질 가능성도 높다.

한편 박씨는 서울 강남구 삼성동 자택을 팔고 서초구 내곡동 인근으로 이사를 준비 중이다. 삼성동 자택의 소유권 이전 등기가 지난 20일 접수돼 현재 진행 중이다. 매매자는 홍성열 마리오아울렛 소유주로, 67억5천만 원을 지불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선 D-17, 문재인-안철수 격차 커져 오차범위 이탈

한국갤럽이 지난 18~20일 실시한 대선 후보 지지도 조사에서 문 후보는 41%,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30%를 기록했다. 문 후보는 지난주 보다 1% 높게, 안 후보는 7% 낮은 지지도를 보였다. 양자 간 지지율 차는 지난 주 3%에서 11%로 벌어져 오차범위(±3.1%포인트)를 넘어섰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9%,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4%,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3%를 기록했다.

▲ 22일 경향신문 5면
▲ 22일 경향신문 5면

경향신문은 “호남도 문 후보에게 결집하고 있다”며 “문·안 후보의 호남 지지율은 지난주 47% 대 36%에서 이번주 51% 대 35%로 격차가 더 벌어졌다. 진보층의 안 후보 지지율도 지난주보다 4%포인트 하락한 19%였다”고 지적했다.

안 후보는 대구·경북 지역에서도 지지율이 대폭 하락했다. 48%에서 23%로 25%포인트 폭락했고 문 후보(24%)에게도 밀린 것이다. 경향은 “이 지역의 홍 후보 지지율은 8%에서 26%로 수직상승했다”며 “문 후보 대항마로 안 후보를 주시하던 TK의 중도·보수층이 홍 후보 쪽으로 결집하고 있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고 지적했다.

안 후보 지지세가 강한 50대에서도 51%포인트에서 40%포인트로 하락, 60대 이상에서는 53%포인트에서 44% 대로 하락했다.

경향은 “‘호남과 중도·보수’라는 ‘안철수 딜레마’가 현실화하고 있다”면서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뒤 호남은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에게 결집하고 중도·보수층은 구여권 후보들로 이동하면서 지지율이 조정기에 접어든 것”이라 분석했다.

세계일보는 “공식 선거운동 개시 전후로 형성됐던 두 후보 간 양강구도에 균열이 만들어진 것”이라며 “안 후보를 지지했던 대구·경북 지역 등 보수층의 이탈이 주 요인으로 지목된다. 안보 이슈가 대선 쟁점으로 부상한 가운데 보수성향 후보들의 단일화 여부가 남은 선거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이상일 아젠다센터대표는 안 후보의 하락과 홍 후보의 상승이 동시에 나타난 것과 관련,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 상승은 스스로 만든 게 아닌 반사이익이었는데, 바람이 탄 일주일 간 보수의 마음을 잡기 위한 승부수를 띄우지 못했고, 본인과 가족 검증만 부각되면서 보수의 대안이란 신뢰를 주지 못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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