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자유한국당 의원은 드라마 ‘모래시계’의 모티브를 제공한 인물로 알려져있다. 하지만 홍 후보의 실제 삶은 모래시계 검사가 가지는 이미지와는 차이가 있어보인다. 홍 후보의 과거 발언을 살펴봤다.

홍 후보가 2009년 펴낸 자서전 ‘변방’에 따르면, 드라마 '모래시계'는 홍 후보가 조사했던 슬롯머신 사건이 끝난 1993년 8월께 PD와 작가가 홍 후보를 찾아오면서 시작됐다. 자서전에 따르면 홍 후보는 “처음에는 협조하기 어렵다고 반대했다.”

“검찰 조직에 상처를 줘 검찰 내부의 미움을 사고 있던 당시로서는 나만 정의로운 검사가 된다면 검찰 조직으로부터 영원히 미움을 받아 검사를 계속 할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이라는 이유 때문이었다.

그러나 검찰에서 홍 후보에게 드라마에 협조하라는 지시가 내려진다. 홍 후보는 “수사했던 사건 비화와 어린시절 이야기를 들려주고 숨김없이 대답해주었다”면서 “실화를 소재로 한 드라마는 언제나 논픽션이 섞여있기 마련이다. '모래시계'도 마찬가지”라고 썼다.

▲ 8일 오후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중앙선대위발대식 및 서울, 강원 필승대회에 참석한 홍준표 대선 후보가 입장하고 있다. 사진=포커스뉴스
▲ 8일 오후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중앙선대위발대식 및 서울, 강원 필승대회에 참석한 홍준표 대선 후보가 입장하고 있다. 사진=포커스뉴스
홍 후보의 말처럼 그는 ‘모래시계 검사’ 이미지와는 달리 자신이 처할지도 모르는 난감한 상황 때문에 사건을 덮은 일이 있다. 2011년 9월 월간조선 인터뷰에 따르면 홍 후보가 초임검사 시절 있었던 일이다. 당시 20대 후반이었던 홍 후보는 청주지검에서 근무하고 있었다.

“한국정치에서 술과 돈, 여자의 늪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는데 비결이라도 있나”라는 질문에 홍 후보는 “당시 청주지검 검사가 3명뿐이었으니 얼마나 대접이 좋았겠냐”면서 “제가 찍힌 사진에는 두 여자 사이에 앉아있는 것도 있었다”고 말했다.

홍 후보는 “검사 셋이서 남녀 쌍으로 앉았는데, 제가 중간에 앉아서인지 여자 사이에 제가 앉았던 것”이라며 “화들짝 놀랬다. 그리고 검사를 제대로 하려면 술과 돈과 여자에서 자유로워야 한다고 깨달았다. 이후 자기관리를 철저히 하게 됐다”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이후다. 홍 후보는 “그래서 (중앙)정보부 간부 내사사건은 덮었나요?”라는 질문에 “그 사진이랑 같이 덮었다. 그 사진, 집사람 봤으면 큰일났을 겁니다”라며 “겁이 나서 정보부 내사 서류를 넘기고, 그 사진 받고 필름까지 넘겨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과거 발언을 보면 홍 후보의 성향은 갈수록 우클릭한다. 정계에 입문할 당시 홍 후보가 염두에 두고 있던 건 ‘민주당’이었다. 홍 후보는 “민주당 이기택 총재를 만나 내가 사는 강남의 공천을 원했으나 도통 답변이 돌아오지를 않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러던 와중에 김영삼 당시 대통령 측에서 문민정부의 사정검사가 야당에 갈 수 있겠냐면서 민자당에 입당을 제안했다. 홍 후보는 “그 당으로 오라고 하기에 애초에 갈려고 했던 민주당에는 반응도 없고 해서 덜컥 약속을 해버렸다”고 썼다.

2011년 홍 후보가 한나라당 대표를 맡던 때만 해도 ‘한나라당 좌클릭’ 논란이 일었다. 홍 후보는 지금과는 다른 ‘대기업 추가 감세 철회’, ‘헌법 119조 2항’을 강조하는 발언을 자주 했다. 헌법 119조 2항은 경제민주화와 관련된 조항이다.

홍 후보는 당시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부가 한쪽으로 쏠릴 때 국가가 적극 개입, 조정, 규제할 수 있도록 돼 있다”며 “한나라당이 좌클릭한다는 말이 있는데 서민정책을 강화화는 것이다. 부자에게 자유를 주되 사회적 책임을 다하게 한다”고 말했다.

대북정책 역시 지금과는 반대였다. 홍 후보는 한나라당 대표 시절 북한의 농업발전과 식량 자급기반 확충을 위한 새로운 대북 사업이 필요하다며 “개성공단을 방문해 입주업체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그 해결을 찾아볼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최근 홍 후보는 “부자 것들 빼앗아 가난한 사람에게 주는 건 조선시대 ‘홍길동이나 하는 짓’”이라고 말했으며 대북정책을 두고서는 “공포의 균형이 필요하다”면서 전술핵을 배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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