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명 주식 투자에 따른 주가 조작 논란에 휩싸였던 이홍렬 YTN 총괄상무의 사표가 13일 오전 수리됐다. 관련 의혹이 보도된 지 15일 만이다. 

이 상무는 이날 YTN 실·국장 회의에서 “내 신상과 관련해 할 말은 많으나 일일이 대응할 수 없다”며 “고민 끝에 조직에 누를 끼쳐서는 안 된다는 생각으로 모든 거취를 사장에 모두 일임하겠다”고 말한 뒤 퇴장했다. 이 상무는 전날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진수 언론노조 YTN 지부장은 “늦었지만 다행스러운 일”이라며 “이 상무에 대한 검찰 수사가 임박한 상황에서 사퇴하고 수사받는 것이 당연하다. 현재 드러난 사안만으로도 현행법 위반이 명백하다”고 말했다.

▲ 정유신 YTN기자협회장(왼쪽)과 홍선기 언론노조 YTN지부 공정방송추진위원회 위원장(오른쪽)이 지난달 29일 이홍렬 YTN 상무에게 차명 주식 투자 등에 대한 입장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언론노조 YTN지부
▲ 정유신 YTN기자협회장(왼쪽)과 홍선기 언론노조 YTN지부 공정방송추진위원회 위원장(오른쪽)이 지난달 29일 이홍렬 YTN 상무에게 차명 주식 투자 등에 대한 입장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언론노조 YTN지부
지난달 29일 탐사보도 전문 매체 뉴스타파는 인도네시아 석탄을 한국전력 발전 자회사들에 납품해왔던 페이퍼컴퍼니 ‘오픈블루’ 설립자 고(故) 허재원씨의 의문의 죽음을 다루면서 이 상무가 환치기상을 통해 허씨로부터 4000만 원을 받았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오픈블루 실소유자인 유순열·이상엽씨와 친분이 돈독했던 이 상무는 2014년 말 1억 원을 이씨에게 입금하고 ‘유순열’ 이름으로 포장재 업체 고려포리머 주식 제3자 배정을 받았다고 취재진에 실토했다. 차명 주식 투자는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소지가 크다.  

2014년까지 3년간 영업 적자를 본 고려포리머 주가가 제3자 배정 유상증자가 이뤄진 뒤 급등하고 한전 발전 자회사 석탄 수주 계약을 따냈다는 점, 오픈블루 관계자들이 인도네시아에서 높은 가격을 주고 석탄을 매입해 한전에 싸게 납품하는 등 주가 조작 논란에 휩싸였다는 점 등에 비춰보면 이 상무가 내부 정보를 활용해 투자를 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

▲ 박진수 언론노조 YTN지부장이 지난달 31일 서울 상암동 YTN 사옥 로비에서 이홍렬 상무의 사퇴를 촉구하는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김도연 기자
▲ 박진수 언론노조 YTN지부장이 지난달 31일 서울 상암동 YTN 사옥 로비에서 이홍렬 상무의 사퇴를 촉구하는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김도연 기자
이 상무는 지난달 29일 사내에 “개인적으로 알고 지내던 이상엽씨한테서 돈을 빌려 쓴 뒤 다 갚았을 뿐 숨진 허재원씨와는 어떤 거래를 한 사실도 없다”며 “또한 1년 뒤 회수할 수 있는 CB(전환사채) 투자를 권유받아 이씨에게 돈을 보낸 사실이 있지만 아직 원금도 다 회수하지 못한 상태”라고 밝힌 바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은 지난 6일 이 상무를 금융실명제법 위반 및 외환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미디어오늘은 이 상무 입장을 듣기 위해 연락을 했지만 그는 받지 않았다. 

이홍렬 YTN 상무, 차명통한 주가 조작 논란 등 무혐의

본지는 2017년 3월30일자 ‘이홍렬 YTN 상무, 차명 투자 통한 주가 조작 논란’ 제하의 기사 및 관련 후속보도에서 이홍렬 전 YTN 상무가 이상엽 씨로부터 받은 미공개 중요정보를 이용하여 상장회사인 고려포리머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차명으로 투자함으로써 금융실명거래법 및 자본시장법을 위반하고, 2017년 11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의문사한 허 모씨로부터 환전상을 통해 4천 만 원을 받아 외환거래법을 위반한 혐의가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위 혐의는 모두 사실로 입증되지 않아, 이홍렬 전 YTN 상무는 2018년 3월29일 서울중앙지방검찰청으로부터 증거 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을 받았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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