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협회가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심판판정 불복 사태와 관련해 마련한 기자간담회에서 참석 기자들에게 촌지를 제공했으나 기자들 대부분이 이를 반납하는 등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

태권도협회는 지난 24일 오전 올림픽파크텔에서 송봉섭 부회장, 임윤택 전무, 강영복 기술심의위 부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지난 19일 끝난 2001년 국가대표 최종선발전의 파행적 진행과 관련한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는 중앙언론사, 전문지 등에서 20여명의 기자들이 참석했다.

태권도협회는 오전 11시에 시작한 기자간담회에 앞서 입장하는 기자들에게 보도자료와 촌지가 든 봉투를 제공했다. 한 기자는 “큰 봉투 안에 들어있는 촌지봉투엔 수표가 들어 있었으나 액수가 얼마였는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봉투에 촌지가 들어있다는 사실이 발견되자 일부 기자들은 그 자리에서 돌려줬고, 차후에 이를 알게 된 기자들을 중심으로 기자간담회가 끝난 뒤 일괄적으로 반납 여부에 대한 논의를 벌여 각자 개별적으로 돌려주기로 결론을 내렸다. 이와 관련, 이 자리에 참석했던 한 기자는 “기자들이 자신의 의사와 상관없이 받았다”며 “전체적인 분위기가 돌려주자는 쪽이어서 대부분 다 돌려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기자회견은 시비가 불거진 현안에 대해 태권도협회가 공식적으로 해명하는 자리였던 만큼 매우 민감한 시기에 기자들에게 촌지를 제공한 것이어서 적지 않은 파문이 뒤따를 전망이다. 한 기자는 “편파 판정 시비로 불거진 이번 사태에 대한 분명한 원인규명 등 취재시 느꼈던 점과 함께 기자간담회 촌지 문제 등과 관련, 김운용 회장과 면담을 요청할 지에 대해 기자들과 의견을 나눌 예정”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