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주주총회를 앞두고 최대주주인 국민연금공단이 황창규 회장의 연임 안건을 반대하라고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과 KT새노조, 국민연금노조는 7일 오전 전주에 있는 국민연금 본사 앞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이 같이 밝혔다.

임순택 KT새노조 위원장은 “박근혜 최순실게이트에 직접 관련된 황창규 회장이 연임되는 것을 반대하고자 이 자리에 모였다”며 “국민연금이 국민의 입장에서 선택할 것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임 위원장은 “황창규 회장은 어쩔 수 없었다고 하지만,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에서 KT가 최정점에 있는 것”이라며 “현재 사장추천위원회도 객관성을 갖고 추천할 수 있는 틀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최대주주로서 입장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 황창규 연임에 국민연금 공단이 반대입장 표명해줄 것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최경진 국민연금 노조위원장도 이날 “국민연금기금은 돈있는 사람이 자기돈을 불리기 위해 투자하는 상업펀드와 다르다”며 “많은 시민들이 노후 준비를 위해 납부한 보헙료로 조성된 기금이므로 어떻게 투자돼야 하고, 어떻게 의결권과 주주권을 행사해야 하는지는 분명하다”고 밝혔다. 최 위원장은 “돈의 주인이 누구인지은 재벌 가진자도 아니다”라며 “한푼한푼 보험료 납부한 노동자가 보험료의 주인이다. 주인의 이익에 맞게 투자돼야 하고 의결권 과 주주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최 위원장은 “사람잘라 수익내고 수익 바탕으로 또다시 사장에 연임한다는 것은 노동자 입장에서 이해할 수 없는 처사”라며 “지금까지 국민연금기금이 거수기역할 많이 했다. 기금운용본부가 전주로 새롭게 이전한 만큼 앞으로 재벌의 지배권을 강화할 게 아니라 노동자의 이익이 어디에 있는지 분명히 알고 의결권을 행사해야 한다. KT 주총에서도 반드시 이 원칙이 지켜지기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 공공운수노조와 KT새노조, 국민연금 노조가 7일 오전 전주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앞에서 KT최대주주인 국민연금에게 황창규 회장의 연임 반대 의결권을 행사하라고 촉구했다. 사진=이해관 KT새노조 대변인
▲ 공공운수노조와 KT새노조, 국민연금 노조가 7일 오전 전주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앞에서 KT최대주주인 국민연금에게 황창규 회장의 연임 반대 의결권을 행사하라고 촉구했다. 사진=이해관 KT새노조 대변인
CEO를 견제할 수 있는 이사로 구성된 좋은 지배구조로 이뤄졌다는 평가가 거짓이었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해관 통신공공성시민포럼 대표(겸 KT새노조 대변인)는 “국민연금 사회책임투자 관점에서도 반대해야겠지만, 기업지배구조 관점에서 KT는 2011년부터 작년까지 기업지배구조 최우수상 수상할 만큼 좋은 지배구조 갖고 있다고 떠들어댔다”며 “말도 안되는 박근혜 최순실 재단에 출연하는 것을 포스코와 케이티는 이사회를 거쳐 만장일치로 가결했다. CEO를 완벽하게 견제할 수 있는 기업지배구조를 갖고 있다고 6년간 상을 줬는데 말짱 거짓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정말 지배주주인 국민연금이 책임감을 갖고 이사들까지 다 날려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확실한 반대 발언을 해야 한다”며 “제정신 가진 이사가 있었다면 이런 말도 안되는 재단에 거액을 출연했을 리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사들 보수를 65억 원으로 상향조정한 사실을 들어 이 대표는 “아무런 견제장치도없이 자신들끼리 기업 정상화했다면서 보수나 올리고, 나쁜 비리에 연루되고 돈잔치하겠다는 아주 부도덕한 집단들”이라며 “국민연금이 삼성물산 합병건으로 국민을 배신했는데, 잘못할 수 있다. 하지만 이번엔 바로 해야 한다. 황창규가 부도적한 정도 문제가 아니라 KT 지배구조를 완전히 뜯어고치고, 이사들까지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황창규 회장과 관련해 탄핵 찬성 집회와 반대 집회 양측에서 모두 KT 불매운동을 하겠다는 분위기도 전했다. 그는 “탄핵해야 한다는 촛불집회에서는 황창규는 부역자이므로 불매운동해야 한다고 얘기하고 있고, 시청앞 태극기 집회에서는 황창규가 박근혜의 배신자라면서 ‘배신자 KT’를 불매운동한다고 한다”며 “수익성을 위해서도 이사람 계속 회장하면 곤란하다”고 촉구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사태는 공적기금 국민연금에게 사회책임투자 역할을 제대로 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라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지난 2월 말로 임기가 만료되는 황창규 회장은 연임을 신청해 CEO추전취원회에서 단독으로 차기 회장으로 추천돼 3월 주주총회의 최종 인준만 남겨두고 있다”며 “투자기업의 발전이 연금 수익에 직결되는 상황에서 기업이 올바른 의사결정을 하도록 국민연금의 적극적인 의결권 행사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 공공운수노조와 KT새노조, 국민연금 노조가 7일 오전 전주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앞에서 KT최대주주인 국민연금에게 황창규 회장의 연임 반대 의결권을 행사하라고 촉구했다. 사진=이해관 KT새노조 대변인
▲ 공공운수노조와 KT새노조, 국민연금 노조가 7일 오전 전주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앞에서 KT최대주주인 국민연금에게 황창규 회장의 연임 반대 의결권을 행사하라고 촉구했다. 사진=이해관 KT새노조 대변인
이들은 “국민연금법의 사회적 책임투자 원칙에 따르면 최순실/박근혜 국정농단의 핵심기업인 KT의 황창규 회장 연임에 국민연금이 찬성한다는 것은 스스로 법 조항을 사문화시키는 것”이라며 “노후 생활의 최후의 보루인 국민연금은 지난 과오를 반성하고 국민들을 위한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국공공운수노조와 KT새노조는 오는 3월 예정인 KT 정기주주총회에서 황창규 회장 연임 반대가 그 시금석이 될 것이라며 국민연금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부역자 황창규 회장 연임에 반대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임순택 KT새노조 위원장 등은 이날 기자회견을 마친 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에 황창규 연임 반대 의결권 행사 요청 의견서를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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