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 선고를 앞두고 열린 19차 범국민공동행동에 참가한 시민들이 “박근혜가 대통령으로 있는 봄은 봄이 아니”라며 탄핵 인용을 촉구했다. 오후 7시30분 주최측 기준으로 이날 촛불집회에는 90만이 넘는 시민들이 자리했다. 

4일 오후 6시 광화문 광장은 세월호 추모를 상징하는 노란색 풍선과, 세계 여성의 날을 기념하는 보라색 풍선을 든 시민들로 가득찼다. 5호선 광화문역과 광화문광장 사이에서는 304개의 구명조끼로 세월호를 추모하는 전시가 열리기도 했다. 

헌법재판소가 이르면 다음 주에 탄핵심판을 내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사실상 이날 집회가 선고 전 마지막 주말집회가 될 가능성이 크다. 서울 양천구에서 온 조아무개씨는 “마지막 집회가 돼야만한다”며 “13일 이전에 결정되지 않으면 더 많은 사람들이 모일 것”이라고 말했다.

▲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19차 촛불집회에서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있다. 사진=포커스뉴스
▲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19차 촛불집회에서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있다. 사진=포커스뉴스
이충재 한국 YMCA 전국연맹 사무총장은 “부패하고 썩은 지배권력을 청산하고 국민주권이 실현되는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 가자는 오늘의 촛불시민혁명이야 말로 이 시대의 3.1운동”이라며 “박근혜 대통령은 탄핵되고 구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 사무총장은 “탄핵이 가까워지니 부패하고 낡은 세력들의 마지막 저항도 거세다”며 “내란을 운운하고 테러를 조장하는 등 극단적인 주장도 서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의 탄핵을 반대하는 집회는 이날 오후 2시께에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열렸다. 

안지중 퇴진행동 상황실장은 특검 수사기간이 연장되지 않은 것을 두고 “황교안은 안보, 국론분열을 이야기했다. 무엇이 국론분열이냐”면서 “국민의 77%가 탄핵이 인용돼야 한다고 답했다. 지금 소수 수구세력들이 거짓 생떼를 부리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19차 촛불집회에서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있다. 사진=포커스뉴스
▲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19차 촛불집회에서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있다. 사진=포커스뉴스
오는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앞둔 만큼 관련 발언도 다수 나왔다. 박병우 퇴진행동 공동상황실장은 “박근혜 퇴진 이후 민주주의는 달라져야 한다”면서 “그러기 위해서는 국회에서 즉각 차별금지법을 제정해야 한다. 차별금지법 없이 새로운 세상은 없다”고 말했다. 

고미경 한국여성의전화 대표는 “광장에서는 촛불을 들지만 일상에서는 여전히 여성혐오에 젖어있지 않나 생각해봐야 한다”면서 “우리가 만드는 민주주의는 정권교체를 넘어 차별받고 억압받지 않는 민주주의다. 젠더 정의가 실현되는 나라”라고 강조했다. 

반도체노동자의건강과인권지킴이(반올림)은 삼성전자 직업병 문제의 해결을 촉구했다. 고 황유미씨 아버지 황상기씨는 “이재용이 구속됐지만 삼성 직업병 문제는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며 “삼성은 반올림과의 대화에 나서라”고 말했다. 오는 6일은 고 황유미씨 10주기다. 

퇴진행동에 따르면 이날 100만명에 가까운 시민들이 집회에 참가하면서 촛불집회 연인원은 1500만명을 넘었다. 지난 1일 열린 18차 촛불집회까지 모인 인원은 총 1459만명이었다. 이날 집회 참가자들은 오후 7시30분께 본대회를 끝내고 행진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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