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을 제외한 종합편성채널 3사에 대한 재승인 심사가 마무리돼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민주언론시민연합 등으로 구성된 언론단체비상시국회의는 지난달 28일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에도 종편 봐주기, 면죄부 심사 결과가 나온다면 방통위는 종편 특혜를 보장하고 종편의 뒤를 봐주는 집단이냐는 비판을 면키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달 20일부터 방통위원들이 임명한 심사위원단이 4박5일 동안 재승인 심사를 진행했으며 3월 결과발표를 앞두고 있다. 방통위 관계자는 “채점은 끝이 났지만 위원 간 논의를 거쳐 결정할 문제들이 있다”면서 “방통위원 3인의 임기 만료 시점인 3월 말쯤 공개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 언론단체비상시국회의는 지난달 28일 방송통신위원회가 위치한 과천정부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종편 재승인 심사를 철저히 할 것을 요구했다. 사진=민주언론시민연합.
▲ 언론단체비상시국회의는 지난달 28일 방송통신위원회가 위치한 과천정부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종편 재승인 심사를 철저히 할 것을 요구했다. 사진=민주언론시민연합.

방송통신위원회와 업계에서는 ‘이번 심사는 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복수의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종편 재승인 심사위원회가 3년 전에 비해 공평하게 구성됐다. 지난번 재승인 때는 정부여당 위원들이 심사위원 추천을 독점해 야당 위원들이 반발한 바 있는데, 이번에는 공개적인 반발이 없다는 사실도 이전과는 다르다는 점을 시사한다.

재승인 심사위원장인 김재홍 부위원장이 “통과 점수를 넘기더라도 ‘공적책무와 공공성’ ‘편성의 적절성’이 50% 이상 이행되지 않으면 통과시키기 곤란하다”고 공개적으로 밝히는 등 까다로운 심사를 암시하기도 했다.

현 방통위는 정부여당과 야당추천이 3:2로 구성돼 심사위원 선임 역시 정부에 편파적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그러나 TV조선 등 정부에 우호적이었던 종편이 ‘최순실 게이트’ 보도로 날을 세우면서 정부여당이 종편을 무리하게 보호할 이유가 없어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더군다나 MBC출신 여당추천 김석진 상임위원이 종합편성채널 문제에 각을 세워온 점에서 정부여당 내 이탈표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

업계에서는 1개 종편사가 재승인 취소될 것이라는 전망까지도 나온다. 종편 중 다수가 지난번 재승인 당시의 투자계획 이행, 편성비율 준수 등 ‘조건’을 달성하지 못했기 때문에 ‘재허가 취소’가 가능하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재승인 조건’을 까다롭게 부과하거나 재승인 기간을 1~2년으로 단축한 다음 이 기간 내 조건을 달성하지 못하면 ‘취소’를 하는 방식을 적용할 가능성도 있다. 자본잠식으로 재승인 취소가 점쳐졌던 OBS도 ‘1년 재승인’결정으로 구상일생하기도 했다. 방송사가 문을 닫게 되면 언론탄압 논란이 불거질 수 있는 데다 방송사, 미디어렙, 외주제작사 일자리 문제가 걸려있기 때문에 방통위가 결단하기 어려운 문제다.

▲ 종합편성채널은 10번대 황금채널 배정, 유료방송 통한 의무재송신, 사실상 광고직접영업 허용 등의 특혜를 받고 빠르게 성장했다. MBN의 경우 종편 개국 이전 보도채널 때 매출이 반영됐다. 디자인=이우림.
▲ 종합편성채널은 10번대 황금채널 배정, 유료방송 통한 의무재송신, 사실상 광고직접영업 허용 등의 특혜를 받고 빠르게 성장했다. MBN의 경우 종편 개국 이전 보도채널 때 매출이 반영됐다. 디자인=이우림.

종편이 성장하면서 야당은 어느새 ‘견제’로 태도가 바뀌었다. 2014년 재승인 당시만 해도 민주당 공정언론대책특별위원회는 ‘종편 특혜해소와 제대로 된 재승인 심사를 위한 토론회’를 열고 철저한 재승인 심사를 촉구했다. 당시 노웅래 의원은 “종편을 보면 매일 마약을 먹는 것 같다”고 꼬집을 정도였다. 그러나 이번 재승인 과정에서는 이 같은 대응을 찾기 힘든 상황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따로 대응기조를 정하는 건 아니지만 종편의 영향력이 커졌기 때문에 ‘견제’를 잘 해야 한다고 보는 시각이 있다”면서 “당 차원에서 모니터링 및 민원제기를 통해 견제하면서 ‘제도적 보완’과 ‘특혜 환수’를 요구하는 게 더 현실적이라고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언경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은 “야당 의원들의 출연이 늘긴 했지만 여전히 (종편에) 비판적이라고 본다”면서도 “다만 재승인은 방송사의 3년을 평가하는 것이기 때문에 최순실 게이트 보도 국면에서 종편이 몇 개월 보도를 잘 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