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구성원들과 시민사회·언론단체의 반대에도 공영방송 MBC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이사장 고영주)가 차기 사장 선임 절차를 강행하고 있는 것에 대해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중단을 촉구하며 “더민주도 MBC 새 사장을 인정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우 대표는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탄핵소추위원 연석회의에서 “사실 환경노동위원회 파행 사태도 MBC 청문회가 주원인이다. (여당은) MBC 청문회를 하지 말라면서 한편으로는 MBC가 사장 선임을 강행하고 있다”며 “일정을 강행한다면 반드시 정권을 교체해서 MBC 구성원들의 한을 풀겠다. 이번에 사장으로 선임되는 사람은 반드시 후회하게 될 것이고 MBC 청문회도 반드시 진행하겠다”고 강조했다.

우 대표는 차기 MBC 사장 공모에 지원에 3배수로 압축된 후보자들에 대해서도 날 세워 비판했다. 앞서 방문진 여권 추천 이사들은 야당 추천 이사들의 사장 선임 절차 강행 반대와 집단 퇴장에도 표결을 진행해 최종 후보자로 권재홍 MBC 부사장과 김장겸 보도본부장, 문철호 부산MBC 사장 세 명을 선정했다.(관련기사 : “방문진은 MBC ‘부역자 선발대회’ 당장 멈춰라”)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사진=민중의소리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사진=민중의소리
우 대표는 “MBC 사장 선임에 응모한 사람들은 전부 이번 MBC 청문회에 증인으로 채택된 사람들로, 그동안 MBC 노동자의 해고와 왜곡 보도, 정권의 나팔수 역할에 앞장섰던 사람들”이라며 “고영주 방문진 체제에서 정권의 나팔수 역할을 했던 세 사람 중에 한 명을 사장으로 임명한다면 국민이 인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최근 MBC 경영진이 뉴스를 ‘사유화’해 야당과 노동조합을 비난하는 보도를 쏟아내고 있는 것에 대해도 우 대표는 “특히 최근 며칠간 뉴스 행태를 보면 문제가 많다. 우리는 방송을 장악할 생각이 없다. 오히려 방송을 국민의 품으로 돌려줄 생각”이라며 “이명박-박근혜 정권 하에서 정권의 나팔수 역할을 했던 방송계 사람들이 반성하기는커녕 오히려 더욱더 이상해지고 있는 모습에 대해 경고한다”고 덧붙였다.(관련기사 : MBC청문회 개최 소식에 비난 보도 '시위'한 MBC)

MBC를국민의품으로!공동대책위원회와 언론단체비상시국회의도 이날 오후 방문진이 위치한 서울 여의도 율촌빌딩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MBC 사장 후보 3명은 방문진 이사 9명 중 6명의 무자격 여당 인사가 조직적으로 움직여 권력에 ‘면종복배(面從腹背)하지 않을’ 부역자들만 다시 가려낸 것”이라며 “권재홍·김장겸·문철호는 청와대의 MBC 장악에 온몸을 내던진 자들로 공영방송 사장 자리는커녕 현재의 직에서도 당장 사퇴해야 마땅하다”고 비판했다.

▲ MBC를국민의품으로!공동대책위원회와 언론단체비상시국회의는 17일 오후 방송문화진흥회가 위치한 서울 여의도 율촌빌딩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영방송 MBC에 박근혜가 낙점한 언론장악 청부 사장 선임은 절대 안 된다”고 요구했다.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MBC를국민의품으로!공동대책위원회와 언론단체비상시국회의는 17일 오후 방송문화진흥회가 위치한 서울 여의도 율촌빌딩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영방송 MBC에 박근혜가 낙점한 언론장악 청부 사장 선임은 절대 안 된다”고 요구했다.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이들 단체는 “3인의 후보자들은 공히 MBC의 공정성 파괴에 앞장섰으며 단체협약 위반 등으로 2012년 MBC 파업을 유발한 원흉들”이라며 “후배들을 해고하고 원직과 상관없는 곳으로 유배 보내고, 법원 판결로 복직하면 재징계를 일삼았던 부당노동행위의 장본인들”이라고 밝혔다.

김장겸 본부장의 ‘사장 낙점’ 설과 관련해서도 이들은 “언론계에는 이미 친박 핵심 인사가 방문진 여권 추천 이사들에게 ‘그분의 뜻’이라며 유력 인사를 사장으로 낙점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면서 “박근혜와 친박이 탄핵과 조기 대선 국면에서 공영방송을 끝까지 틀어쥐기 위해 ‘언론장악방지법’에 반대하며 MBC 사장 선임에 개입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연국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장은 “100명 넘는 MBC 구성원이 현업에서 쫓겨나고 6명이 해고돼 있는데 사측은 이미 진행 중인 경력기자 채용을 포함해 새로 경력사원 50명 안팎을 또 뽑겠다고 한다”며 “사장에 지원한 김장겸 본부장은 ‘MBC DNA를 바꿔버리겠다’는 말도 했는데 청와대의 사장 선임 강행에 태극기 세력이 MBC 앞에 몰려오는 이 시기 경력사원을 또 채용하는 걸 결코 그대로 두고 보지 않겠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이와 함께 “경영진이 연일 뉴스를 그들의 사익으로 도배하는 이유는 설사 탄핵이 가결돼도 MBC만큼은 한 줌도 안 되는 극우세력의 최후 보루이자 저항 기지로 끝까지 사수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현재 사장 후보로 거론되는 3명 가운데 MBC 사장 자격 기준을 하나라도 만족하는 사람이 없다. 우리 MBC 구성원과 1600명 조합원은 단 한 가지 요구사항인 ‘공정방송’을 위해 저항할 것이고 복종하지 않고 일어나서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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