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태극기 집회가 촛불집회보다 더 많은 거 같아요.” 종로 부근에서 활동하는 택시운전사 김아무개씨가 말했다. 태극기집회 참가승객과 싸운 적이 있다는 김씨는 태극기 집회인원이 점점 늘어난다고 말하며 tbs라디오 ‘배칠수·전영미의 9595쇼’ 볼륨을 높였다. 그는 “탄핵 기각되면 여기(9595쇼)도 망하지 않겠어요? 아마 박근혜가 바로 언론부터 정리할 것 같은데”라고 말했다.
태극기 집회인원이 무시할 수 없는 수준으로 증가하며 이들 집회를 주도하고 있는 ‘탄핵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이하 탄기국) 등 친박·극우성향 단체의 목소리가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이들은 여전히 소수여론이지만 헌법재판소, 방송회관, 검찰, 그리고 멀리 청와대가 보이는 덕수궁 앞에서 조직적으로 대통령 탄핵 반대를 주장하고 있다. 윤상현·김진태 등 자유한국당(새누리당) 국회의원들이 가세하며 탄핵반대 태극기 집회의 목소리는 어느덧 제도권내로 진입했다.
이들은 택시운전사의 우려대로 이미 ‘언론개혁’을 주장하고 있다. 변희재 한국자유총연맹 사회특보는 9일 윤상현 자유한국당 의원이 주최한 ‘태극기 민심의 본질은 무엇인가’란 국회 토론회에서 JTBC 태블릿PC관련 보도 심의를 안건에 올리지 않고 있는 박효종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을 언급하며 “박근혜 정권을 만든 보수 제도권 사회의 배신으로 탄기국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하며 탄핵이 기각될 경우 박근혜정부가 언론을 더욱 통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조선일보는 중앙일보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탄핵의 1등 공신이었고 MBC를 제외한 공영언론은 모두 탄핵세력에 가세했다”며 제도언론을 싸잡아 비판하는 한편, “박근혜 대통령이 공영언론 개혁을 못했다. 종편 문제는 하루 이틀이 아니다. 포털은 매일 탄핵 선동 기사를 톱에 올리고 있다”고 비판하며 최순실게이트 이후 박근혜 대통령을 비판해온 사실상 거의 모든 대한민국 언론이 ‘언론개혁’의 대상이라는 궤변을 펼쳤다.
이날 토론자로 참석한 이한우 전 조선일보 문화부장은 “탄핵 촛불을 보면서 2008년 광우병사태를 떠올렸다. 촛불에는 대선 불복종 심리가 기본적으로 깔려있다”고 말하며 “여기 계신 분들의 힘으로 태극기와 촛불의 균형이 맞춰졌다”고 밝혔다. 이노근 전 새누리당 의원은 JTBC 등 언론사를 가리키며 “쓰레기 언론을 소각로로 보내자”고 주장해 박수를 받았다. 변희재 사회특보는 “황교안 지지율이 곧 태극기 민심이다. 태극기 민심을 더욱 제도권 내로 전달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