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로부터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된 변희재 전 미디어워치 대표가 “이에 전혀 굴하지 않고 JTBC 태블릿 PC 조작보도에 문제제기할 것”이라 입장을 밝혔다.

변 전 대표와 미디어워치는 27일 ‘본지 ‘JTBC 손석희 사장 태블릿PC 조작보도 의혹’ 호외판 배포‘ 공지글을 통해 “변 전 대표와 본지는 이에 전혀 굴하지 않고 JTBC가 태블릿 PC 조작보도로 시청자와 국민을 기만한 문제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문제제기를 할 것”이라며 “본지는 JTBC와 검찰, 특검의 태블릿 PC 조작 의혹 문제와 관련, 연휴 중에도 태블릿PC 조작 진상규명위원회(공동대표 김경재)와 함께 객관적 사실과 전문가들의 합의를 중심으로한 백서(白書)를 별도로 작성해 배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지난 1월26일 발행된 미디어워치 호외판.

변 전 대표는 27일 오전 “'손석희 연대'가 쌓아올린 거짓과 조작의 바벨탑”이라는 제목의 칼럼을 내 “그릇된 미국언론의 패거리 연대론까지 소개해야 할 만큼, 손석희 사장은 언론계 내외에서 조작에 대한 비판적 여론으로 코너에 몰려있다”며 “물잔이 가득 차면 단 한 방울의 물로 잔을 넘치게 하듯이 단 하나의 정확한 기사가 손석희 사장과 거짓 패거리 언론인 연대가 쌓아올린 거짓과 조작의 바벨탑을 무너뜨릴 것”이라 비판했다.

손석희 JTBC 사장은 지난 23일 뉴스룸 앵커브리핑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언론관을 비판하며 “어떻게 보도할 것인지는 언론이 정한다” “언론은 연대할 것이다” 등을 언급한 바 있다. 

변 전 대표는 26일 발행된 호외판 1면에 ‘JTBC 태블릿 PC 조작이 없었다면 탄핵은 불가능했다’ 칼럼을 싣기도 했다.

▲ JTBC 뉴스룸 화면 갈무리.

앞서 JTBC는 지난 26일 “변희재 씨 등의 허위 글과 거짓 발언으로 JTBC 회사와 임직원들의 명예가 심각하게 훼손됐다고 판단했다”면서 이날 오후 변희재 씨 등 미디어워치 임직원에 대한 고소장을 서울중앙지검에 제출했다.

JTBC가 법적 대응에 나선 이유는 지난달 8일과 지난 11일 두 차례에 걸쳐 태블릿 PC 입수 경위를 공개했음에도 변 전 대표를 비롯한 우익 단체들이 태블릿 PC 조작설을 멈추지 않았기 때문이다.

심수미 기자는 지난달 8일 JTBC ‘뉴스룸’에 나와 지난해 10월18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더블루K(최씨의 차명회사) 사무실에서 태블릿 PC를 입수했다고 입수 경위를 밝혔다. 심 기자는 “최순실 씨와 딸 정유라 씨가 주주로 올라와 있는 것을 확인한 뒤 그 길로 더블루K 강남 사무실로 취재기자가 달려갔다”고 설명했다.

일부 우익 단체들의 의혹 제기가 끊이지 않자 JTBC는 지난 11일 뉴스룸에서 태블릿 PC를 입수한 당시 촬영한 영상자료를 공개했다. JTBC는 10월18일 당일 태블릿 PC를 켜 저장된 문서를 하나하나 연 다음 영상으로 촬영했고 증거은폐 등의 우려가 있어 20일 다시 사무실에 방문해 태블릿 PC를 입수했다.

변 전 대표는 JTBC가 문제의 태블릿 PC 내부 문서를 최초 보도한 지난해 10월24일부터 JTBC가 태블릿PC를 최순실씨의 것으로 조작한 것이라 주장해왔다.

변 전 대표는 지난해 12월22일 조원진 새누리당 의원과 새로운한국을위한국민운동이 주최한 ‘대통령 탄핵사유에 관한 국민 대공청회’에서 “우리는 (현 국면을) 손석희 게이트로 명명했고 (미디어워치 2017년 1월호) 3분의2를 태블릿PC 조작으로 채웠다. 의혹이 아니라 조작”이라고 주장했다.

어버이연합, 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 등 보수단체들도 탄핵 반대 집회를 개최할 때마다 이같은 주장을 반복했다.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사천구백만 민심’ 모임은 지난해 12월15일 오후 특검 사무실 앞에서 집회를 열고 “‘거짓선동으로 국론분열’ 손석희 출국금지시키고 독일에서의 행적 밝혀라” “특검은 JTBC의 태블릿 PC 입수경위를 수사하라” 등 구호를 외쳤다.

▲ 다수 우익단체가 모인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사천구백만 민심’은 지난해 12월15일 오후 특검 사무실 앞에서 집회를 열고 “‘거짓선동으로 국론분열’ 손석희 출국금지시키고 독일에서의 행적 밝혀라”고 주장했다. 사진=손가영 기자

이들은 이후에도 동일한 집회를 수차례 열면서 수의를 입은 채 포승줄에 묶인 죄수의 몸에 심수미 JTBC 기자 얼굴을 합성한 피켓을 제작하는 등 노골적인 모독 행위를 벌이기도 했다.

JTBC는 26일 입장문을 통해 “최순실 게이트를 수사 중인 검찰과 특검도 JTBC가 제출한 태블릿PC가 최순실 씨가 사용한 것이 맞다고 확인했다”면서 “(변 전 대표 등은) JTBC 취재진을 국가 내란죄로 고발하기로 했다며, 취재진에게 수의를 입힌 사진을 올리는 등 범죄자로 묘사하기도 했습니다. JTBC의 이번 조치는 변 씨 등의 이런 행위가 도를 지나치고 있다는 판단에서 이뤄졌다”고 밝혔다.

태블릿 PC 조작설은 해당 기기의 증거 능력을 없애기 위한 정치적인 의혹 제기라 비판받아왔다. 태블릿 PC는 최씨의 국정 및 정부 인사 개입 혐의, 청와대의 국가 기밀 문서 누설 혐의 등을 입증하는 증거다.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농단과 관련한 탄핵 심판 및 특검 수사에서 중요 증거로 쓰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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