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우 전 청와대 홍보수석이 최순실씨에 의해 발탁됐다는 증언이 나왔다. 김 전 홍보수석이 보도개입을 한 정황에 비춰볼 때 사실상 최순실씨가 방송까지 좌우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윤창현 언론노조 SBS본부장은 25일 서울 양천구 목동 SBS 앞에서 언론노조 SBS본부가 주최한 진상촉구 기자회견에서 “오래전부터 SBS 내부에서는 김성우가 보도본부장이 아니냐는 푸념이 있었다”면서 “삼성은 400억 원을, SBS는 보도공정성과 국민의 알권리를 최순실 일당에 갖다바치고 중간광고 등의 떡고물을 얻으려고 한 것 아닌가하는 의심이 든다. 재발을 막기 위해 사측과 수사당국의 진상조사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앞서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은 23일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증인으로 출석한 자리에서 국회 탄핵소추위원단 측이 “최순실씨가 김성우에 대해 아냐고 물은 적 있느냐”고 묻자 “(당시 청와대에서) 자문역할을 하고 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소추위원단 측이 “최순실은 증인(차은택)에게 김성우의 정치성향이 어떤지, 좌파적 성향이 있는지, 청와대 홍보수석으로 임명하려는데 의향이 어떤지 물은 적 있느냐”고 묻자 차 전 단장은 “네, 있다”고 답했다.

윤 본부장은 “김성우가 홍보수석이 된 이후 이해할 수 없는 편향적이고 말도 안되는 보도가 SBS에서 나왔다”면서 “왜 그런 보도가 버젓이 국민의 자산인 전파를 통해서 이뤄졌는지 이제 퍼즐이 맞아들어가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윤 본부장은 한일 위안부 합의 당일 SBS가 첫소식으로 ‘새 출발하는 한일, 더 큰 미래 열자’는 헤드라인의 보도를 내보낸 것과 사드배치 기사 관련 취재기자에게 압력을 가한 정황이 있다는 점 등을 언급했다.

▲ 언론노조 SBS본부는 25일 오전 서울 목동 SBS사옥 앞에서 '최순실이 임명한 김성우 전 청와대 홍보수석의 SBS보도농단'에 대해 특검의 수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김 전 홍보수석은 SBS 뿐만 아니라 보도 및 언론사 인사 개입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사실상 최순실씨가 김 전 수석을 임명하고, 김 전 수석이 언론계 전반을 관리한 것 아니냐는 의심이다. 2015년 6월 국민일보가 정부의 메르스 대응을 비판하자김 전 수석은 직접 편집국장과 정치부장에 항의했고 이후 국민일보 지면에서 정부 광고가 누락돼 ‘광고 탄압’ 논란이 일었다. 같은 해 KBS 사장 선임 국면에선 김 전 수석이 이인호 KBS 이사장 등에게 전화를 걸어 고대영 사장 후보자(현 KBS 사장)를 청와대 지명 후보로 검토해달라고 지시했다는 폭로가 나오기도 했다.

최근에는 최순실씨와 관계된 회사 플레이그라운드에서 우종범 EBS 사장의 이력서가 나와 최순실씨의 언론농단 의혹을 뒷받침하고 있다. 유규오 언론노조 EBS지부장은 “당시 출력된 이력서와 방통위에 제출한 이력서가 다르다”면서 “우 사장이 최순실 일가를 위해 이력서 제출을 하고, 그 후에 방통위에 제출한 것으로 보인다. 최순실 회사에서 검토된 게 어떻게 방통위에서 논의되고 최종낙점이 된 것이냐. 수사하고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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