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KBS에 출연한 정규재 한국경제신문 주필이 “김대중 대통령은 연평해전 났을 때 일본에 축구 보러 갔는데 탄핵되지 않았다”고 발언해 논란이 된 가운데, 한국경제는 “네이버 등 주요 포털에서는 정 주필이 실시간 검색순위 상위에 오르기도 했다”고 자평했다.

정 주필은 이날 KBS ‘생방송 일요토론’에 패널로 출연해 김대중 전 대통령이 2002년 연평해전 당시 한‧일 월드컵 관람을 하러 일본으로 갔다고 말했다. 세월호 참사 당시 행적이 묘연한 박근혜 대통령을 향한 탄핵 민심을 반박하기 위해 꺼낸 이야기로 읽힌다.

▲ 정규재 한국경제신문 주필은 지난 8일 KBS 생방송 일요토론에 출연했다. 사진=KBS 화면 갈무리
정 주필 발언만 들으면, 김대중 전 대통령이 연평해전을 외면하고 축구 관람을 한 것처럼 인식될 수 있지만 사고가 발생한 2002년 6월29일 김 전 대통령은 당시 임성준 외교안보수석으로부터 긴급 보고를 받고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소집을 지시했다.

당일 저녁 국무위원들과 함께 청와대 본관에서 한국과 터키의 월드컵 3‧4위전을 시청하려던 계획은 취소했다. 

다만, 다음날 월드컵 폐막식 참석을 위해 일본을 방문한 것은 사실이다. 이에 대해 박한수 김대중평화센터 기획실장은 “월드컵 폐막식과 함께 한일정상회담이 예정돼 있었다. 폐막식 참석은 일방적으로 취소할 수 없는 일정이었다”며 “(김대중 정부는) 사건 발생 후 즉각 군에 확전을 막고 냉정한 대응을 할 수 있도록 주문했다. 북한에 대해서는 강력한 비난 성명을 냈고 공개사과와 책임자 처벌, 재발 방지 보장을 요구했다”고 2015년 언론(일요시사 인터뷰)에 밝혔다.

▲ 한국경제신문 2002년 6월29일자 온라인. 당시 한국경제신문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연평해전 당시 신속하게 대응했다는 연합뉴스 기사를 실었다. 사진=한국경제신문 홈페이지 캡처
세월호 참사 당일 미용 시술 논란에 휩싸인 박 대통령과 동일선에 비교하기 어려운데도 정 주필이 교묘하게 맥락을 왜곡했다는 지적이 제기된 이유였다.

한국경제도 연평해전이 발생한 2002년 6월29일자 온라인 지면에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29일 서해교전 사태가 발생하자 즉각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소집하는 등 긴박하게 움직였다”, “김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해 북방한계선(NLL) 연평도 부근에서 남북 해군간에 교전사태가 발생한 직후 임성준(任晟準) 외교안보수석으로부터 사태발생사실을 보고받고 NSC 소집과 함께 단호하면서도 의연한 대응을 지시했다”는 내용의 연합뉴스 기사를 전재한 바 있다. 

반면, 한국경제는 9일자 지면(“정규재 ‘국회가 일자리를 틀어막고 있다’”)을 통해 정 주필이 연평해전을 언급한 것을 “거침없는 발언을 쏟아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네이버 등 주요 포털에서는 정 주필이 실시간 검색순위 상위에 오르기도 했다”고 밝혔다.

한국경제는 “방송을 지켜본 한 네티즌(네이버 아이디 pana****)은 ‘(정치인들은) 각종 규제로 일자리 창출을 막아놓고 특혜를 누리면서 듣기 좋은 말만 하더라’며 정 주필에 공감을 표시했다”며 정 주필을 추켜세웠다. 

▲ 한국경제신문 9일자 29면.

연평해전 발언 논란과 관련해 한국경제는 네티즌의 의견을 덧붙이는 것으로 마무리했다.

한국경제는 “다른 네티즌(네이버 아이디 love****)은 연평해전 관련 발언에 이의를 제기했다”며 “그는 ‘연평해전이 일어나자 김 전 대통령은 (다음날) 일본 방문을 취소하려 했지만 개최국 사정으로 하지 못한 것’이라며 ‘긴급NSC 소집을 지시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고 전했다. 왜곡된 맥락을 네티즌이 바로잡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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