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자치부가 ‘대한민국 출산지도’를 만든 것에 항의하는 시위가 열렸다. 임신중단 전면 합법화 시위를 벌여 온 여성단체 BWAVE(Black Wave)는 6일 서울 종로구 정부종합청사 후문에서 3시간 가량 항의 시위를 열고 행정자치부에 항의 서한을 전달했다.

앞서 행정자치부는 지난해 12월 29일 지역별 가임기 여성 숫자를 지도에 기록한 ‘대한민국 출산지도’를 제작했다. 이에 “여성을 애 낳는 기계 취급을 한다”는 비난이 일었고 이후 행정자치부는 해당 페이지를 폐쇄했다.

6일 시위를 주최한 BWAVE는 행정자치부 홍윤식 장관과 안승대 자치행정과장의 대국민사과 및 사퇴를 요구했다. 이들은 행정자치부에 인구정책의 수단으로 여성을 이용하거나 여성에게 저출생의 책임을 돌리지 않겠다고 확약할 것을 요구했다.

▲ 사진제공=BWAVE
▲ 사진제공=BWAVE
이날 오후 3시부터 시작한 시위에는 80여명의 시위자가 참석했다. 시위에 참석한 이들은 “우량암소 통계내냐 출산지도 웬말이냐”, “내몸이다 이것들아 어따대고 낳으라마라”, “출생율을 통제하는 인구정책 때려쳐라”, “행자부는 각성해라”등의 구호를 외쳤다. 5시 40분경에는 행정자치부 관계자에게 항의서한을 직접 전달했다.

시위 주최 측은 “출산지도와 낙태금지법은 여성인권에는 조금도 관심이 없으면서 어떻게든 아이를 낳게 만들겠다는 생각을 보여준다”라며 “신생아가 적어진 것은 여성들이 아이를 안 낳기 때문이 아니라 지속적인 산아제한정책 속에서 대대적으로 여아낙태가 이루어져 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국의 출생률은 1995년 1.08%에서 2015년 1.28%로 증가했다. 반면 총인구 대비 가임기 여성 비율은 1995년 21.7%에서 2015년 17.8%로 하락했다.

이어 주최 측은 “선진국에서는 저출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인이 아닌 사회가 자녀 양육 책임을 부담하고, 출산을 한 여성의 일자리를 보장하고, 부모가 양육책임을 분담하는 방식을 택한다”라며 “그러나 한국은 아이를 낳지 않는 여성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값싸고 손쉬운 방식에 머물러있다”고 비판했다.

▲ 사진제공=BWA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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