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 당시부터 잡음이 끊이지 않았던 방송통신위원회 산하기관 시청자미디어재단에 대한 감사 결과 채용비리 등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추혜선 정의당 의원은 3일 보도자료를 내고 방통위의 감사결과를 담은 ‘시청자미디어재단 종합감사 처분요구서’를 공개하며 “비리백화점을 방불케 해 총체적인 쇄신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처분요구서에 따르면 시청자미디어재단에는 △신입직원 채용 비리 △파견근로자 부적절 채용 △무원칙한 인사이동 및 보직 관리 △이사장의 직책수행경비 부적절 집행 및 관용차 사적 사용 △운영비·상여금 및 복지비 부적정 지급 △자산관리 미흡 등 지적사항만 23건에 달했다.

▲ 방송통신위원회 감사 결과 지적사항. 출처=추혜선 정의당 의원실.

특히, 시청자미디어재단은 채용비리 의혹이 사실로 밝혀져 담당자 문책요구를 결정 받았다. 신입직원 채용 당시 채용 공고와 다르게 이사장이 임의로 고득점자를 탈락시키고 졸업예정자나 졸업생이 아니기 때문에 명백한 결격사유에 해당하는 지원자를 합격시켰다.

방통위 처분요구서에 따르면 면접 전형에서 6, 10, 12, 14, 15, 16위 등 고득점자가 최종탈락했다. 반면 17, 19, 24, 30, 39, 48위 등 낮은 점수를 기록한 이들이 합격했다. 파견근로자 채용 때는 공모절차를 무시하고 이사장이 추천한 인사가 뽑히도록 했다. 이 같은 시청자미디어재단의 채용비리는 뉴스타파 보도로 밝혀진 바 있다.

이석우 이사장이 관용차량을 무단으로 주말에 사용하고 법인카드로 개인물품을 구매하는 등 도덕적 해이 문제도 드러났다. 2015년 9월 국정감사에서 최민희 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석우 이사장이 친동생을 운전기사로 고용하고 업무추진비를 개인 목적으로 쓴 사실을 지적한 바 있음에도 문제가 개선되지 않은 것이다.

시청자미디어재단은 설립 때부터 논란이 됐다. 여야 합의제 기구인 방통위의 산하기관이자 미디어교육을 위해 설립한 기관으로 정치적 중립이 요구되지만 정치적으로 편향된 인사가 요직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 이석우 시청자미디어재단 이사장. 사진=방송통신위원회 제공.

특히, 이석우 이사장은 평론가로 활동하던 시절부터 막말 논란이 불거진 인물이다. 그는 2013년 5월 JTBC에 출연해 “노무현 전 대통령을 종북이라고 보는 사람이 일부 있지, 저도 종북이라고 보지는 않는데, 결과적으로는 종북이 될 수도 있다”고 말해 논란이 됐다. 같은 해 그는 SBS 방송출연이 성사되지 않자 ‘SBS 좌편향’이라는 내용의 트윗을 올렸으며, YTN 출연 이후 시청자로부터 비판을 받자 ‘YTN에 좌편향 시청자가 많다’는 트윗을 올렸다. 

추혜선 의원은 “시청자미디어재단에 막말 파문을 빚은 이사장이 낙하산으로 내려올 때부터 예견된 문제들이 감사 결과로 나타난 것”이라며 “더 이상의 권력 사유화를 막고 시청자의 방송참여와 권익증진이라는 본래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 이사장 해임 및 관련자 문책 등 강력한 조치를 방통위에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