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첫 변론기일이 열린 3일 헌법재판소 앞에는 변론 시작 전부터 ‘탄핵무효’와 ‘박근혜 즉각 퇴진’을 외치는 시민들이 모였다. 20여명의 시민들이 모였고 충돌을 우려해 경찰도 배치됐지만 큰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헌법재판소 정문 앞에서 ‘박근혜 대통령 자진 하야’ 촉구시위를 진행하는 사법정의국민연대 조남숙 집행위원장은 성명서를 발표했다.

조 집행위원장은 “헌법재판소는 공정하고 신속한 결정으로 대한민국을 살려내라”며 “박근혜 대통령은 무조건 사죄 및 하야하고, 전 재산은 국가에 기부해 국민들에게 행복을 선물하라”고 주장했다.

▲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첫 변론기일이 있던 3일 오후 헌법재판소 앞. 사진=김준호 대학생명예기자

경찰은 사법정의국민연대의 기자회견에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을 위반”이라며 해산명령을 내렸지만, 기자회견은 계속 진행됐고 이에 경찰은 기자회견 참가자들을 채증했다.

녹색당원 5명과 함께 나온 김현(47)씨는 “국민의 70퍼센트가 탄핵에 찬성하고 있기 때문에 헌재는 국민의 뜻을 받아들이고, 박 대통령을 구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첫 변론기일이 있던 3일 오후 헌법재판소 앞. 사진=김준호 대학생명예기자

오전부터 헌재 앞에 ‘탄핵무효’ 피켓을 들고 나온 권재구(67)씨는 “현재까지 박 대통령의 혐의에 대한 뚜렷한 증거가 없다. 트집을 잡고 있는 것이다. 박 대통령은 자신의 권한을 남에게 넘겨준 적이 없다고 보며, 명확한 마녀사냥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헌법재판소 앞을 뛰어다니며 “박근혜 뇌물죄 있다”고 소리치는 사람도 있었다. 지나가던 일본인 관광객들은 피켓을 든 사람을 보고 웃으며 사진을 찍기도 했다.

반면 역사적인 현장인 탄핵심판 첫 변론기일을 방청하려는 시민들의 경쟁은 치열했다. 이날 방청권은 온라인신청을 통해 200명이 신청했는데 이 중 44명이 방청기회를 얻었고 10명은 선착순으로 현장에서 방청권을 배부 받았다. 이날 54명이 방청기회를 얻어 취재진과 함께 헌재 대심판정을 가득 채웠다.

변론기일 방청을 온 노상혁(25)씨는 “전공이 법학이다 보니 관심이 생겼고, 역사적인 재판을 보기 위해 왔다. 박 대통령을 탄핵해야 한다. 두 번째 변론기일도 신청했다”고 말했다. 염규현(20)씨는 “박근혜 대통령이 헌법가치를 침해해서 탄핵됐다, 오늘 (박근혜 대통령의)주장을 들어보러 왔다”며 “다음번에 기회가 되면 꼭 다시 올 것”이라고 말했다.

▲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첫 변론기일이 있던 3일 오후 헌법재판소 맞은편. 탄핵무효 피켓을 든 시민이 서 있다. 사진=김준호 대학생명예기자

이날 박 대통령 탄핵심판 첫 변론기일은 피청구인인 박 대통령의 불출석으로 인해 개정 9분 만에 조기 종료됐다. 시민들은 이에 대한 아쉬움을 나타냈다.

방청을 마치고 나온 염규현(20)씨는 “대통령이 출석하지 않아 아쉽다. 다음번에 다시 신청하겠다”라고 말했고, 최동우(20)씨는 “다음 변론기일에는 참석할 수 없지만 계속 지켜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2차 변론기일은 5일로 예정돼 있으며, 박 대통령이 출석하지 않을 경우 헌법재판소 법에 따라 대통령 없이 심리가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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