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TV방송협회의 신년사 핵심 키워드는 '지역성'이다. 케이블 권역이 폐지될 뻔한 상황에서 존재 이유를 보여야 한다는 케이블업계의 다급함이 읽힌다.

배석규 케이블TV방송협회장은 29일 신년사를 통해 ‘지역성’을 강조했다. 배 회장은 내년 사업 중 우선적으로 ‘지역사업’을 언급하며 “지역민에게 꼭 필요한 방송이 되겠다”고 밝혔다.

배 회장은 “지역민의 사랑으로 커 온 케이블TV는 지역서비스를 더욱 발전시켜 시청자와 더 많이 소통하도록 하겠다”면서 “지역채널 공동브랜드 ‘우리동네 우리방송’을 필두로, 재난 및 공공서비스 강화, 시청자 참여 방송 확대 등 지역특화 콘텐츠를 통해 시청자 복지에 기여하고 지역민과 함께 성장하는 동네 밀착형 방송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 케이블은 개별적으로 지역채널을 운영하고 있지만 제대로 된 투자를 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았다. 사진은 티브로드 뉴스화면 갈무리.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 무산 이후 케이블협회는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고 정책 지향을 ‘지역성’으로 내걸었다. 기존에는 케이블의 지역성이 구호에 머문다는 지적이 많았지만 이달 들어 케이블의 지역채널들을 하나의 브랜드로 묶고 지역뉴스를 같은 시간대 편성을 추진하는 등 적극적으로 변했다.

이 같은 변화에는 경쟁 플랫폼인 IPTV가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고 미래창조과학부가 케이블 권역 폐지를 추진하는 상황에서 케이블이 ‘지역성 구현’을 통해 존재 이유를 증명할 필요가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결합상품에 대한 입장에도 미묘한 변화가 생겼다. 앞으로 케이블도 IPTV와 마찬가지로 핸드폰과 IPTV를 결합하는 동등결합이 허용되기 때문이다.

배 회장은 “정부와 사업자의 자정 노력으로 인해 콘텐츠 가치를 떨어뜨리는 ‘방송 상품 공짜’ 관행이 많이 줄었다”면서 “출시를 앞두고 있는 케이블과 통신사 간 결합상품 판매를 제도화하고, 동등결합 판매상품을 시장에 정착시켜 케이블 가입자들이 통신으로 인해 차별받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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