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선 실세’ 정윤회씨 아들 배우 정우식씨(32)의 MBC 드라마 출연 특혜 의혹에 대해 MBC 드라마 PD가 사측의 해명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MBC 드라마 ‘내조의 여왕’, ‘글로리아’, ‘여왕의 꽃’ 등을 연출한 김민식 PD는 19일 사내 게시판을 통해 “장 본부장은 때로는 제작사 대표를 통해서, 때로는 연출자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서 정우식을 반드시 드라마에 출연시키라고 종용했다”며 “대본을 보고 극 중 주인공 남동생 역할을 지정해 캐스팅을 주문한 일도 있고, 비중이 없는 신인치고 너무 높은 출연료를 불러 제작진이 난색을 표했을 때는 ‘출연료를 올려서라도 반드시 캐스팅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김 PD의 주장은 지난 15일 장근수 드라마본부장의 공식 해명 입장문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내용이다. 

장 본부장은 15일 ‘배우 정우식 관련 보도에 대한 드라마본부장의 입장’을 내고 “드라마 제작과정에서 성장 가능성 높은 배우를 캐스팅해 그 역량이 드라마에 반영되도록 하고 이를 독려하는 것은 총괄 책임자로서 드라마본부장의 역할이기도 하다”며 “정우식은 정상적인 오디션에 참가해 여타 드라마에서 보여준 것과 같은 연기력이 평가돼 발탁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 실세’ 정윤회씨(왼쪽)와 아들 정우식씨(32).
김 PD는 ‘정우식의 오디션과 출연 검토 의도를 강조하다가 사실과 다르게 (안광한) 사장을 언급했다’는 장 본부장의 공식 해명에 대해서도 “아무리 가능성이 큰 신인을 키우기 위해서라고 해도 이미 다수의 드라마를 통해 검증된 신인을 배역과 이미지, 출연료도 맞지 않음에도 억지로 출연시키려고 사장을 팔았을 리 없다”며 “난색을 표하는 후배의 의지를 꺾으려고 윗사람의 권세를 거짓으로 동원할 분이 아니라는 건 내가 잘 알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김 PD는 이어 “지난 몇 년간 정우식의 출연작 리스트에는 KBS나 SBS, 종편과 케이블 방송에도 출연한 적이 거의 없었는데 오로지 ‘MBC 드라마를 위해 애쓴’ 본부장의 흔적이 엿보였다”며 “다른 방송사에는 감히 밀어 넣지도 못할 배우를 MBC에만 넣고, 다른 방송사에서는 감히 시도하지 않은 비선 실세 농단을 MBC에서만 했다니 더 부끄럽고 슬펐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정씨는 박 대통령 당선 후인 2013년부터 영화 ‘족구왕’과 SBS 드라마 ‘결혼의 여신’ 등에 출연하며 연예계에 본격 데뷔했다. 그러다 2014년 4월부터 MBC 드라마 ‘개과천선’을 시작으로 ‘야경꾼일지’, ‘오만과 편견’, ‘빛나거나 미치거나’, ‘딱 너같은 딸’, ‘화려한 유혹’, ‘옥중화’ 등 올해까지 MBC 드라마에만 7편 연속 출연했다. 지난해 정씨가 출연한 OCN 드라마 ‘실종느와르 M’도 MBC 자회사인 MBC C&I가 제작했다. (관련기사 : MBC PD들 “정윤회 아들 출연, 사장 지시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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