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MBC 주말 뉴스데스크 클로징 멘트를 통해 앵커직 공식 하차 입장을 밝혔던 박상권 기자가 14일자로 보도국에서 보도NPS준비센터로 인사조치됐다. 

보도NPS준비센터는 뉴스 송출 시스템을 구축하는 비제작부서로, MBC 내부에선 박 기자가 MBC 뉴스에 대해 사과하고 앵커직 사의를 표명한 것에 대한 보복성 인사로 보고 있다. 

현재 심의국 소속인 김희웅 MBC 기자협회장 역시 지난 1월 취임하자마자 2월 보도전략부에서 보도NPS준비센터로 인사이동 됐고, 10월 뉴스데스크 인터뷰 조작 의혹을 제기한 후 8달 만에 보도본부 소속이 아닌 심의국으로 전보 조치됐다.

▲ 박상권(왼쪽) 기자와 이정민 아나운서가 11일 주말 뉴스데스크 클로징 멘트를 통해 공식 하차 입장을 밝혔다.
박 기자는 11일 뉴스데스크 말미에 끝인사를 하며 “시청자 여러분께서 MBC뉴스에 보내주시는 따끔한 질책 가슴 깊이 받아들이고 있다”며 “앵커로서 언론의 본분을 다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했는지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박 기자의 앵커직 사의 표명에 대해 MBC 내부에서는 망가진 MBC 보도에 대한 책임 통감과 보도본부 간부들에 대한 항의 차원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최근 MBC 기자들이 박근혜 게이트 촛불집회에서 쫓겨나는 등 수모를 겪고 뉴스데스크 시청률이 2%대까지 추락하면서 기자들의 자성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던 것과 연장선이라는 의미다.  

김희웅 기자협회장은 지난 12일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MBC 메인뉴스 앵커가 자기 뉴스에 대한 근조 리본을 단 것과 같다”며 “앵커로서 가장 큰 액션인 일종의 보직사퇴를 한 것인데 메인뉴스 앵커가 특별한 이유 없이 뉴스를 관두겠다는 것은 뉴스를 소개하기 창피해서 더 이상 못하겠다는 표현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시청자들이 보는 뉴스 온에어만 봐서는 그 안에서 기자들의 고민과 투쟁, 항의가 노출되지 않는데 앵커의 짧은 클로징 멘트를 통해 보도 책임자들이 ‘청와데스크’를 만드는 것과 다른 안에서의 힘겨움이 있다는 것을 노출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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