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기자들이 최근 ‘박근혜 게이트’ 촛불집회 현장에서 쫓겨나고 마이크에 MBC 로고까지 떼고 현장 중계를 해야 하는 굴욕적 상황에 보도 책임자들의 사퇴를 촉구하는 릴레이 피케팅을 시작했다. 

MBC 기자협회는 7일 성명을 통해 “내가 이 나라의 주인이라고 선언하고 외치는 광장에서 MBC의 자리는 없었다. 자격이 없다며 시민들은 MBC를 쫓아냈고 MBC가 쫓겨나는 것을 시민들은 지켜봤다”며 “시민들이 촛불을 드는 광장 이곳저곳에서 MBC 기자들도 촛불을 들었다. 익명으로 촛불을 들면서 실명으로 피켓을 들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기자협회는 “우리에게는 좀 더의 책임이 있기 때문”이라며 “촛불은 사그라들지 않을 것이고 상암동으로 향할지도 모른다. 앉아서 촛불을 대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MBC 기자들은 이날부터 매일 점심시간에 돌아가며 서울 상암동 MBC 경영센터 로비에서 피켓 시위를 벌일 계획이다. 

7일 김희웅 MBC 기자협회장과 김재용 기자가 서울 상암동 MBC 경영센터 로비에서 김장겸 보도본부장, 최기화 보도국장 사퇴를 촉구하는 피켓 시위를 벌였다.
MBC 뉴스가 집회 현장에서 ‘청와데스크’라는 조롱까지 받고 있는 현실에 기자들은 계속해서 사내 게시판에 글을 올리며 절망을 토로하고 책임자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김장겸 보도본부장과 최기화 보도국장 등 MBC를 이 지경으로 만든 책임자들은 아무런 사과나 거취 표명도 하지 않은 상황이다.

기자협회는 “MBC 뉴스가 썩은 고기가 돼 시궁창에 처박혀 있는데, 모두 ‘더럽다’, ‘추악하다’ 말하고 있는데 오직 MBC 보도 책임자만이 ‘조금만 버티면 된다’, ‘곧 끝날 거다’ 말하며 그 냄새를 신문지로 싸 가리려 하고 있다”며 “답은 없고 물음은 한숨과 자조로 메아리쳐 돌아왔다”고 비판했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도 지난 1일 노보를 내고 “11월26일 촛불집회에서 MBC 기자들은 현장 중계를 위해 세종문화회관 테라스로 올라갔고, 경복궁역 근처 건물 계단으로 숨어 들어가야 했다”며 “그러나 정작 책임져야 할 두 당사자는 유감 표명 한 번 없이 뻔뻔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김장겸-최기화 체제에서의 모든 사안의 판단 기준이 박근혜 정부에 대한 유불리였다는 게 기자들의 한결같은 증언”이라며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보도참사는 의도된 은폐였고 계획된 참사”라고 질타했다.(관련기사 : “김장겸 MBC보도본부장, 직접 촛불집회 리포트하라”)

다음은 7일 MBC 기자협회 성명 전문이다. 

[피켓을 들겠습니다.]

광장에선 촛불이 탔습니다. 
촛불은 自覺(자각)이었습니다. 민주주의였습니다. 
내가 이 나라의 주인이라고 선언하고 외치는 광장에서 MBC의 자리는 없었습니다. 
자격이 없다며 시민들은 MBC를 쫓아냈고 MBC가 쫓겨나는 것을 시민들은 지켜봤습니다. 

기자들이 게시판에 글을 쌓았습니다. 
절망을 토로했습니다. 책임을 요구했습니다. 
답은 없었습니다. 물음은 한숨과 자조로 메아리쳐 돌아왔습니다. 왜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가? 

MBC뉴스가 썩은 고기가 되어 시궁창에 처박혀 있는데, 모두 더럽다 추악하다 말하고 있는데 오직 MBC 보도 책임자만이 조금만 버티면 된다, 곧 끝날거다 말하며 그 냄새를 신문지로 싸 가리려 하고 있습니다.

시민들이 촛불을 드는 광장 이곳 저곳에서 MBC 기자들도 촛불을 들었습니다. 
익명으로 촛불을 들면서 실명으로 피켓을 들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리에게는 좀더의 책임이 있기 때문입니다. 
촛불은 사그라들지 않을 것입니다. 상암동으로 향할지도 모릅니다. 앉아서 촛불을 대할 수는 없습니다. 

매일 점심에 MBC 기자들이 피켓을 들겠습니다.

2016.12.7 MBC 기자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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