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은택 감독과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첫 만남이 결국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씨가 배후에서 조정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 과정에서 최순실씨의 건의로 박근혜 대통령이 청와대 조직을 움직인 것으로 ‘최순실씨가 진짜 1인자’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7일 국회 최순실 국정농단 국정조사 특위 2차 청문회에서 차은택 감독과 김기춘 전 실장의 첫 만남에 대해 질의하며 “최순실씨가 대통령보다 더 높아 보인다”고 지적했다.

앞서 차은택 감독은 구속된 후인 지난달 11월27일 김종민 변호사를 통해 2014년 6~7월께 청와대 비서실장 공관에서 당시 김기춘 실장과 김종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정성근 문체부 장관 후보자를 만났다고 말했다.

차은택 감독은 이날 당시 만남에 대해 “최순실씨가 가보라고 해서 갔다”며 “단순하게 인사하고 나오는 자리였다”고 말했다. 최순실씨 지시와 연결됐다는 게 맞냐는 질문에는 차은택 감독은 “맞다”고 답했다.

▲ 차은택 감독(왼쪽)이 7일 국회에서 열린 2차 최순실 청문회에서 증인 선서를 하기 위해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옆자리에서 일어서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박범계 의원은 이어 김기춘 전 실장에게 최순실씨를 아느냐고 질의했으나 “모른다”는 답변을 받았다. 김기춘 전 실장은 당시에 대해 “차은택 감독을 한 십분 간 본 것”이라며 “(차은택 감독이) 무슨 착각인지 모르겠지만 저는 차은택 감독을 직접 오라고 해서 만났다”고 강조했다.

김기춘 전 실장은 “박근혜 대통령이 차은택과 만나보고 문화융성에 대한 의지 등을 보고하라고 해서 만났다”고 말했다.

황영철 새누리당 의원은 이런 대답에 대해 “우스운 사실 하나가 발견 됐다”며 “증언대로라면 최순실이 권력 1인자”라고 꼬집었다. 황영철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에게 최순실씨가 차은택 감독을 추천했고 박근혜 대통령이 이 건의를 받아들여 김기춘 실장에게 차은택 감독과의 만남을 지시했다는 것이라고 추정했다.

황영철 의원은 “김기춘 증인께서 최순실씨가 아닌 박근혜 대통령을 통해 차은택 감독을 만났다고 하면 결국 그 상황은 최순실씨가 박근혜 대통령을 통해 만나라고 해서 자리가 만들어졌다고 이해할 수밖에 없다”며 “어처구니없는 일이 계속해서 발생해 답답하고 참담하다”고 말했다.

김기춘 전 실장은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씨가 만남을 주선하는 과정에 대해서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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