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뉴스데스크 인터뷰 조작의혹과 관련된 결정적 증거가 나왔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본부장 조능희)는 23일 문화방송 노보를 통해 숭실대 소리공학연구소와 한국법음향연구소에 성문분석을 의뢰해 얻은 결과 김세의 MBC 기자(제3노조 위원장)가 지난 4월과 5월 진행한 3개의 인터뷰가 동일인이었다는 내용을 공개했다.

성문분석 3개 인터뷰 파일은 다음과 같다.

파일 1. “벌써 며칠 전에 수리를 마치고 돌려받았어야 하는데 아직도 수리가 안 됐다고 하니깐 답답해서 항의하러 왔어요.”

(수리요청고객 인터뷰로 4월21자 “애플 수리고객 불만 폭주, 서비스업체 불공정 약관 탓” 기사)

파일 2. “가뜩이나 요즘 경기가 어려워서 힘든 상황인데, 이렇게 엄청난 과징금까지 받게 돼서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죠.”

(건설사 관계자 인터뷰 4월26자 “LNG 저장탱크 입찰 ‘담합’, 13개 건설사에 과징금”기사, 해당 리포트에 들어맞는 내용으로 녹취돼 저장됐지만 최종 리포트에는 사용 안 된 인터뷰다.)

파일 3. “우리는 약자니깐, 대형마트가 서울이든 부산이든 오라면 무조건 가야 하는 거예요. 돈을 못 받아도 할 수 없어요. 일단 가서 일해야 해요.”

(납품업체 직원 인터뷰로 5월18자 “납품업체는 봉? 아직 못 고친 대형마트 ‘갑질’” 기사)

▲ 4월21일 MBC뉴스데스크 보도화면 갈무리

문화방송 노보에 따르면 한국법음향연구소는 “주파수 에너지분포를 시각적으로 나타내는 스펙트로그램상 악관절 개방특징 및 혀의 움직임 등의 특징을 나타내는 해당 포먼트(Formant)와 스펙트럼 성분에 반응하여 생성되는 성문의 그 일부 특성에서 유사성을 보였다”며 “3점의 대상물을 교차 비교한 바, 성도(聲道) 형태의 특성을 나타내는 공명주파수의 특성에서 그 유사성이 관찰되고, 성대의 진동특성 및 자음스펙트럼 등에서 동일 음성기관에 의한 발화특징이 일부 관찰된다”고 밝혔다.

한국법음향연구소는 “조사한 특징점의 주파수 및 시간적 측정오차, 시료상태 등을 고려하고, 상기 배제사항을 전제로 검사사항을 종합 고찰한 바, 성문(聲紋)의 유사성과 함께, 음성기관에 의한 발화특성의 일부 음향 파라미터에서 상호간 동일성이 발현(發現)된다”며 “성문의 특성 및 성대의 진동 특성, 자음스펙트럼 등에서 상호 유사한 발화특징이 관찰되는 바, 자문대상물 3점에 녹취돼 있는 불상 남성발화자의 음성은 동일 음성기관(話者)에 의한 발화로 추정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숭실대 소리공학연구소는 △목소리 성대 톤 유사성 스펙트럼 비교 △목소리 공명 울림 비교 △목소리 발성에서 말투에 따른 턱과 입술 신체정보특징을 스펙트럼의 공명 울림을 통해 비교 △발화 중 나타나는 호흡, 강세, 탄식 등 공기마찰 발성성분 스펙트럼 비교 등 네 가지 분석방법을 이용했다.

숭실대 소리공학연구소는 “결론적으로 세 가지 목소리는 모두 동일인이라고 판정할 수 있는 평균 93.4%의 목소리 유사성이 얻어졌다”며 “세 명의 목소리는 서로 간에 목소리 평균 유사성이 모두 90%를 넘는 결과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이들 세 가지의 목소리는 동일인이 발성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결론 냈다.

▲ 5월18일 MBC뉴스데스크 보도화면 갈무리

뉴스데스크 인터뷰 조작 의혹이 처음 제기된 건 지난 5월말이고 노조에서 공문을 통해 사측에 정식으로 조사를 요청한 것은 지난 7월이다. 노조는 노보를 통해 지난 9월 ‘인터뷰 조작 의혹에 대한 조사결과를 요구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사측은 이에 대한 뚜렷한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오히려 의혹을 제기했던 MBC 기자협회장에게 보복성 인사발령을 내기도 했다. 

[관련기사 : MBC 김세의 기자, 인터뷰 조작 의혹]

지난달 25일 열린 정기 노사협의회 전 실무회의에서 ‘뉴스데스크 인터뷰 조작 의혹 조사 결과’ 요구에 대해 김장겸 보도본부장은 “사실 관계를 이미 밝혀 소모적인 논쟁을 할 필요가 없다”며 “안광한 사장이 감사국에 특별 감사를 요청했으니 감사 결과가 나오면 명명백백하게 밝혀질 것”이라고 말한 바 있지만 아직 감사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MBC본부는 노보를 통해 “이제 사측이 답을 내놓을 차례”라며 “감사국은 조합이 공개한 분석 내용과 제공한 인터뷰 원본 파일 3개 등을 토대로 정확한 감사 결과를 내놔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디어오늘은 노조의 주장에 대한 입장을 듣기 위해 김장겸 MBC 보도본부장과 최기화 MBC보도국장에게 수차례 연락했지만 이에 대한 입장을 듣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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