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박근혜 대통령 하야촉구 촛불집회에서 시민들은 JTBC에 환호를 보냈다. 반면 MBC, YTN은 봉변을 당해야 했다.

한 누리꾼이 19일 페이스북에 올린 영상에 따르면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중계 중인 MBC 기자를 향해 시민들이 분노했다. 시민들은 MBC 취재진을 발견하자 “엠비씨는 물러가라” 등의 말을 했고, 일제히 “엠병신 엠병신”구호를 외쳤다. 그러자 취재진이 당황한 모습을 보이며 카메라를 철수했다. 

▲ 시민들의 항의에 철수하는 MBC 취재진. 페이스북 유저 장은주씨가 업로드한 영상.
조능희 언론노조 MBC본부장은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MBC 중계차 사진을 올리고 “아니나 다를까. 광화문 집회에서 스티커가 붙여진 MBC 중계팀 차량들”이라며 “심지어 채널A(차량)조차 깨끗”하다고 지적했다. MBC 중계차량엔 ‘부역자도 처단하자’는 스티커가 붙어있다.

YTN도 마찬가지였다. 유튜버 초원씨가 올린 영상에 따르면 같은 날 서울지방경찰청 인근에서 시민들은 YTN 중계차를 향해 “차빼라” 구호를 외쳤다. 시민들은 “박근혜 방송” “YTN은 기레기다” “이명박의 졸개다” “조작방송이다” 등의 비판을 했고 YTN 취재진 역시 철수했다.

반면 JTBC는 응원과 격려를 받았다. 초원씨 영상에 따르면 YTN 중계차량 바로 옆 JTBC 취재진이 있는 것을 확인한 시민들이 JTBC 취재진 앞으로 몰려들었다. 이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JTBC는 카메라 더 갖고 와” “JTBC 파이팅” “방송이란 이런 거다” “그래도 손석희가 있으니까 이렇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12일 100만 명이 참석한 촛불집회 때도 청와대의 입김에서 자유롭지 않은 방송사들은 굴욕을 당했다. KBS 취재진은 “방송에 나가지 않을 걸 왜 찍느냐” “KBS가 언론사냐”는 비판을 받았다. 이날 MBC 기자는 ‘MBC news’가 적힌 마이크 대신 아무것도 쓰여 있지 않은 검은 마이크를 들고 현장 중계를 했다.

▲ 12일 대통령 퇴진 촉구 범국민행동 집회에선 현장 중계를 하는 MBC 기자가 마이크에 MBC 로고를 떼고 리포트를 했다.
언론노조 MBC본부 노보에 따르면 한 MBC 카메라 기자는 “인터뷰를 시도하면 ‘배터리 아깝게 왜 찍으려 그러느냐’, ‘JTBC 데려오면 같이 해주겠다’, ‘청와데스크 말고 뉴스데스크에 나가는 거 맞느냐’ 등등 조소와 비아냥만 날아들기가 다반사”라며 “인터뷰가 시작되더라도 어느새 주변에 모인 시민들의 ‘MBC랑 왜 하냐’는 외침에 애먼 인터뷰이가 민망해지는 상황도 자주 발생한다”고 토로했다. 

카메라 기자들은 “현장에서 자기만 쫓겨날 때 뒤통수에 꽂히는 동정 어린 시선은 아무리 동종업계 식구들끼리라도 견디기 힘든 수치심이자 모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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