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안 되는 MCN? 이미 멀티 커머스 네트워크다”
“돈 안 되는 MCN? 이미 멀티 커머스 네트워크다”
[MCN 전략 릴레이 인터뷰①] ‘MCN 백만공유 콘텐츠의 비밀’ 저자 이은영 SMC TV 부사장

MCN(Multi Channel Network, 다중채널네트워크)은 여전히 생소하다. “MCM 가방 짝퉁인지 안다는 해프닝이 있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시장은 성장하고 있지만 여전히 돈을 못 번다는 인식이 있다. 한 행사에서 “MCN 금이냐 꽝이냐”는 주제로 대담을 연 이유다. 이 모호한 상황에서 MCN 시장과 산업을 규정한 최초의 책 ‘ MCN 백만공유 콘텐츠의 비밀’이 나왔다. 저자 이은영 SMCTV 부사장은 MCN 회사 임원이자 ‘뉴스 읽어주는 여자’를 진행하는 크리에이터이기도 하다. 지난 9일 SMCTV 사무실에서 그를 만나 MCN 산업의 전망에 대해 물었다. 

- 이력이 독특하다. 언론사에서 일 했고, ‘딩고’라는 브랜드로 유명한 메이크어스에서도 일 했다. 이런 경험들이 책을 쓰는 데 도움이 됐나.
“다양한 일을 했다. MBC 시사제작국에서 일을 했고 이후 증권사에서 7년 동안 근무했다. 그 다음 IT기업을 만들어 운영하다 ‘딩고’를 런칭한 메이크어스에서 홍보 업무를 하게 됐다. 언론사와 증권사 등을 거치다보니 IT·경제 분야 뉴스 진행에 도움이 됐다. 특히, 메이크어스에서 일하면서 데이터에 기반한 콘텐츠 제작에 대한 공부를 많이 했다. 메이크어스는 콘텐츠가 바이럴을 타는 공식을 내부적으로 정리하고 있다. ‘일반인들의 소름돋는 라이브’에서 재생수가 많은 장르, 여고생들이 출연할 경우 사복보다 교복이 반응이 좋다는 점 등을 일일이 기록해 관리하고 있다.”

- 책은 MCN의 현황과 쟁점을 잘 정리한 교과서나 가이드북 같은 느낌이다.
“최근 MCN이 뜨는데 MCN에 대한 책이 하나도 없었다. 누군가가 처음 이 산업에 대해 공부할 때 기사만 엄청 뒤지다가 지치는 것보다 책 한권을 통해 틀을 잡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MCN이라는 산업이 왜 생겼으며, 어떻게 비즈니스가 되고 있는지  정리했다. 한 눈에 모든 걸 볼 수 있도록 입문서를 만들겠다는 생각이었다.” 

▲ 이은영 SMC TV 부사장. 사진=SMC TV 제공
- 저자와의 만남을 여러 차례 진행했는데, 어떤 사람들이 책을 찾는지 궁금하다. MCN 분야 사람들한테는 이미 아는 내용이기 때문에 굳이 읽을 필요가 있을까 싶기도 하다.
“오히려 MCN 분야에서 많이 찾았다. 이 분야에서 일 해도 잘 모르는 사람이 많다. 홍보파트는 홍보분야만 알고, 영업파트는 영업분야만 안다. 스페셜리스트이긴 하지만 제너럴리스트는 아니기 때문에 좀 더 폭 넓게 시장을 알기 위해 책을 읽는 분들이 많았다. 기업에서도 찾았다. 대기업은 광고홍보 마케팅을 활용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MCN을 통해 돈을 벌 수 있을까’에 집중했다. 스타트업쪽에서는 비즈니스 성장에 관심이 있었다.”

- 해외의 유명 크리에이터, MCN 회사 등을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정리한 게 인상적이다.
“자료수집에 애를 먹었다. 일일이 사이트에 들어가서 회사소개부터 비즈니스 구조 등을 알기 위해 홈페이지를 뒤졌다. 투자 관련 정보도 일일이 찾아서 읽어야 했다. 관련 자료만 엄청나 처음에는 A4원고 140페이지를 넘겼는데. 이렇게 하면 사람들이 지겨워서 안 읽는다고 해서 양을 절반으로 줄였다. 일본 MCN은 일본에 직접 다녀온 관련분야를 취재하는 기자들을 인터뷰했다. 밥을 사면서 취재파일을 받고 이를 통해 공부했다.”

- MCN이 뜬다는 건 알겠는데, 광고수익도 많지 않고 이용료도 받기 힘들다보니 여전히 수익성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작년 말부터 올해 초까지는 수익모델을 찾기 위해 고전했다. 최근에는 미디어커머스(방송과 쇼핑이 결합된 전자상거래 방식)라는 방향을 찾았다. 대외홍보를 잘 안 해서 알려지지 않았지만 알짜배기 회사가 많다. 초창기 네이티브 광고나 인플루언서 마케팅(영향력있는 크리에이터를 중심으로 한 마케팅)만 하는 것으로는 수익에 한계가 있었는데, 커머스와 연계하면서 두각을 나타낸 것이다. MCN이 처음에는 ‘멀티 채널 네트워크’라는 정의처럼 채널에 크리에이터가 녹아들어갔다면, 그 다음으로는 콘텐츠 중심의 ‘멀티 콘텐츠 네트워크’로 진화했다. 이제는 수익성까지 갖춘 ‘멀티 커머스 네트워크’로 진화하고 있는 거다.”

- 구체적인 사례가 있나? 
“페이스북을 통해 블랙몬스터 제품영상을 봤을 거다. 남대광 블랭크TV 대표가 블랙몬스터(다운펌 제품) 커머스를 통해 론칭 후 2달 동안 14억 원을 벌었다. 메이크어스는 젠틀피버(다운펌 제품), 닥터덴티(치아미백 제품) 관련 콘텐츠를 만들어 돈을 벌고 있다. 이런 식으로 콘텐츠를 잘 만드는 이들이 타겟팅을 통해 바이럴을 일으키고 있다. 인스타그램도 패션쪽 MCN인 서울스토어의 커머스 연계가 대표적이다.”

- 플랫폼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나온다. 트위치TV의 진출과 유튜브의 실시간 스트리밍 서비스 도입, 페이스북의 생중계 기능 강화 등을 통해 국내에서도 플랫폼 전쟁이 일어날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있다. 
“외국 플랫폼이 진출할 때마다 시장을 삼킬 것처럼 이야기하지만, 그들에게 한국은 꼭 삼켜야 할 시장이 아니라 아시아에 진출할 때 포함되는 여러 시장 중 하나일 뿐이다. 플랫폼 역시 맞는 콘텐츠가 있고 아닌 게 있다. 트위치TV는 게임에 특화된 글로벌 서비스다. 메이크업을 하거나 먹방을 하는 카테고리로는 진입하기 어렵다. 똑같은 게임방송이라고 해도 아프리카TV는 중계를 보는 거고, 트위치는 게임 공략을 위해서 본다. 게임을 정말 잘하는 걸 보고 싶다면 트위치TV가, 만담으로 풀어내는 걸 보고 싶으면 아프리카TV가 맞는 거다. 크리에이터 입장에서는 플랫폼이 많아질수록 선택권이 늘어난다는 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나에게 가장 잘 맞는 걸 선택하면 된다. 게다가 트위치TV는 공략만 보여주면 되니 언어적 제약이 거의 없다.”

- ‘뉴스 읽어주는 여자’라는 인터넷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원래부터 방송진행을 하려고 했던 건가.
“줄여서 뉴리걸이라고 부른다. ‘뉴읽녀’라고 하니까 새로운 잉여인간 같아 보여서 뉴리걸이라고 줄였다. 처음에는 페이스북을 통해 텍스트 버전으로 시작했다. 이슈가 되는 IT뉴스를 쉽게 풀어주고 내 견해를 넣는 식이었다. 호응이 좋았다.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구독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동영상으로 만들면 어떻겠냐는 의견이 많이 나왔고, 이에 걸맞은 전문가를 물색한 끝에 IT전문기자를 섭외해 함께 시작하게 됐다. 지금은 ‘뉴스 읽어주는 여자 IT편’과 매경 이코노미 취재팀과 함께 제작하는 ‘뉴스 읽어주는 여자 경제편’을 하고 있다.”

▲ '뉴스 읽어주는 여자' 화면 갈무리.
- IT경제 분야를 하는 이유가 있나.
“아무래도 증권사에서 일 했고, 이후에 IT쪽 회사를 운영한 경험이 있다 보니 가장 익숙한 분야다. MCN과 뉴미디어쪽도 IT분야를 커버하는 기자들이 많다 보니 IT먼저 접근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거기다가 기자들이 각자의 소신과 인사이트가 있는데 기사에 못 쓰는 내용들이 분명히 있었다. 취재 뒷얘기나 본인의 생각에 대해서 좀 더 풀면 좋겠다는 게 기획의도였다. 지금은 토크스타일이지만 한 단계 나아가서 편집 등에 있어서 뉴미디어의 특성을 결합하는 발전된 방향을 고민 중이다.”

- 전통뉴스 사업자들도 뉴미디어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데, 조언을 한다면.
“전통미디어와 뉴미디어가 다르지 않다고 본다. 통신기술 발달로 인해 자연스럽게 콘텐츠를 볼 수 있는 디바이스가 바뀌었을 뿐이지 기본적인 속성은 같다. 전통미디어는 오랫동안 콘텐츠를 생산해왔다는 점에서 승산이 있다. 다만, 새로운 미디어환경에 응용할 수 있도록 공부를 한 다음에 천천히 들어와도 된다. 당장 뉴미디어를 하지 않으면 망한다는 사고는 오히려 조급증을 일으킬 수 있다. 무리하게 들어와야겠다는 생각을 할 필요는 없다.”

- 2권을 준비한다고 들었다. 자료를 모으는 과정에서 해외에 주목할 만한 콘텐츠가 있었나.
“키덜트 산업이 성장하는 상황에 주목해야 한다. 대만에서는 ‘피규어 스톱모션 크리에이터’들이 있다. 피규어를 갖고 한 컷 한 컷 움직이면서 찍는 식으로 애니메이션들을 만드는 거다. 사람들이 피규어를 구입할 땐 밀봉이기 때문에 관절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알지 못한다. 콘텐츠를 통해 피규어의 움직임을 보여주면서 자연스럽게 커머스와 연계가 된다. 우리나라의 MCN 장르가 한정적이기 때문에 해외의 독특한 크리에이터들을 소개해주면 2권이 좀 더 풍성해질 것이라고 본다.”

- 당장 커머스가 있다곤 하지만, 이 시장이 지속가능할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있다.
“‘MCN이 잘 될 거다, 잘 안 될 거다’ 의견이 분분하다. 그러나 이 산업이 국내에 알려진지 얼마 안 됐다. 고작 2~3년차다. 신생산업이니까 좀 더 기다리면서 산업이 어떻게 커 나가는지 지켜봐줬으면 좋겠다. 스타트업은 비즈니스 모델을 찾아가는 시행착오를 겪을 수밖에 없다. MCN의 경우 브랜디드 콘텐츠, 인플루언서 마케팅에 이어 커머스까지 왔다. 계속 수익구조가 추가되고 있는 걸 보면 전망이 있다는 점을 드러낸다. 게다가 해외에는 뷰티크리에이터가 SF 영화 주인공까지 하는데 우리는 그 정도는 아니다. 아직 가야할 단계가 남아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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