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오늘이 지난 10월4일 팟캐스트 미오캣을 확대 개편하며 ‘주간 박근혜’라는 새 프로그램을 시작했습니다. 한국사회 지배계층을 분석해 온 신학림 미디어오늘 대표이사 편집인이 한 주간 박근혜 대통령과 주변 인사들의 말과 행동을 분석해 미디어오늘 독자·미오캣 청취자들에게 전합니다. ‘주간 박근혜’는 매주 화요일 업데이트 할 예정이며, 박근혜 대통령 뿐 아니라 재벌과 족벌언론 등 여타 한국사회 지배계층을 분석하고 특정이슈에 대해서는 각계 전문가도 초청해 알기 쉽게 전달할 예정입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많은 성원 부탁드립니다. - 편집자 주

미오캣-주간박근혜 5화. 최순실보다 더 거대한 음모 바로듣기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8월9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새누리당 4차 전당대회에 참석해 축사를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사진=포커스뉴스
지난 2012년 대선,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가 맞붙었다. 당시는 이명박 대통령의 인기가 급격하게 떨어지던 상황, 국정운영의 실패는 당연히 여당에 불리하지만 실제 국민들의 반응은 그렇지 않았다. 이명박 대통령 재임기간 야당보다 강력했던 견제세력, 그가 바로 박근혜 당시 후보였기 때문이다.

2016년, 박근혜 대통령의 퇴임은 1년 3개월여나 남았지만 상상도 못한 사건으로 박근혜 정부는 벌써 식물상태에 놓였다. 그리고 보수 세력은 이명박 대통령 때 박근혜 후보를 세운 것처럼, 이번에는 박근혜 대통령을 매몰차게 버리고 있다.

지난 1일 업데이트 된 ‘미디어오늘 팟캐스트 미오캣-주간박근혜’ 5화에서 신학림 미디어오늘 대표이사·편집인은 박근혜 대통령이 국정운영의 주도권을 놓지 않으려 할 것이고, 새누리당과 조선일보는 정권 재창출을 위해 박근혜 정부를 철저히 ‘식물 정부’로 만들어놓으려 할 것이라 전망했다.

▲ 2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관련 보도를 시청하고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전망의 근거는 최재경 신임 민정수석의 임명이다. 최재경은 전 인천지검장 출신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멘토’로 불렸던 7인회 멤버 최병렬 전 한나라당 대표와 9촌 사이다. 신 대표는 “7인회 쪽에서 추천하지 않았을까 싶다”며 “최병렬은 조선일보 편집국장 출신이며 그 아들은 최희준 TV조선 앵커이고 최재경의 사촌은 조선일보 출신의 최구식 전 국회의원”이라고 말했다. 이어 “또한 7인회에는 박정희 정부 시절 오랫동안 청와대에 출입하고 방일영 문화재단 이사장까지 한 안병훈이 속해있다”며 “역으로 조선일보 쪽에서 7인회를 통해 최재경을 추천했는데 박근혜 대통령이 코너에 몰려 있으니 받아들였을 가능성이 높다”고 추정했다.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지난 2015년 11월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故 김영삼 전 대통령 빈소를 방문해 조문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포커스뉴스
일각에서는 애초 박근혜 대통령의 탄생 과정에서 유신시대 인사들인 7인회와 최순실 사이에 모종의 ‘동맹’이 있었을 것이라 추정한다. 때문에 현재 최순실이 낙마하고 7인회 멤버가 다시 청와대를 장악할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도 나온다. 신 대표는 이에 대해 “그렇게 볼 수도 있다”며 “워낙 베일에 가려져 있기 때문에 뭐라 말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박근혜 대통령은 향후 아무 일도 할 수 없는 상태에 놓이게 된 것일까? 신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은 새누리당과 7인회 등 여기저기 얘기를 듣고 수용하는 태도를 취하면서도 주도권을 놓지 않으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거국내각’을 조선일보가 꺼내들고 새누리당이 받아 안았지만 정작 박근혜 대통령은 여당과도 상의 없이 김병준 신임 국무총리를 임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병준 신임 국무총리 내정자가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 연합뉴스
하지만 새누리당이 이를 두고 볼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당장 김무성 전 대표가 2일 총리 임명을 철회하라고 주장했고 3일 조선일보 양상훈 논설주간은 ‘조기 대선’을 들먹였다. 신 대표는 ‘주간박근혜’에서 “(새누리당과 조선일보는) 빨리 내년 대선을 준비해야 한다”며 “박근혜 대통령은 끝났지만 정권은 재창출해야 하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순실-박근혜와 새누리당-조선일보의 이해관계가 완벽하게 다르다”고 말했다.

권력을 둘러싼 암투가 여전한 이 사태를 지켜보는 국민들로서는 답답한 상황이다. 신 대표는 “국민들은 거국내각에 관심이 없다. 오로지 진실이 뭐냐는 거냐는 것”이라며 “만약 길을 가다가 무장강도를 만났다면 그 정신적 충격은 불가항력이기 때문에 오래가지 않지만 사기를 당했을 때는 자기 자신을 자책하면서 후유증이 오래간다”고 말했다. 이어 “사태의 진상을 밝히고 책임소재를 가리는 것은 수습의 차원이 아니라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며 “진상을 드러내고 처벌하고 그 다음에 나라 시스템을 어떻게 할지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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