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한명(당시 폴리뷰 편집국장) : 요즘에는 김세의 (제3노조) 위원장 등 여러분들이 무슨 일이 있으면 바로 전화 주시고 그러니까 그게 사실 제일 반갑거든요. 지금 저희가 정보를 받고 있는 곳이 김세의 그 친구하고 홍보국 유○○.
정재욱(MBC 법무실장) : 보통 필요한 정보가 한번 이렇게 파이프라인이 있으면 뭉텅이로 가잖아요. 그게 몇 회 정도로 소통이 이루어지나요. 김세의 기자랑?
박한명 : 주별로 나누어서 주에 한 번. 
백종문(MBC 미래전략본부장) : 나는 기사를 보게 되면 ‘누가 정보를 주기에 이거를 아나?’ 이랬는데 김세의가 주는구나.  

지난 1월 공개돼 파문을 일으킨 MBC ‘백종문 녹취록’에 등장하는 김세의 기자가 실제로 보수·극우매체 기자들에게 MBC 내부정보를 유출하고 기사 청탁까지 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지난 1월25일자 뉴스타파 보도 “MBC 고위간부의 밀담, ‘그 둘은 증거없이 잘랐다’” 갈무리.
김 기자가 보도국 사회부 법조팀 반장을 하던 시기 그를 취재했던 한 인터넷 매체 기자는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김 기자와는 일주일에 여러 번 통화했는데 MBC 관계자로 멘트를 딴 것도 있고 아예 김 기자 쪽에서 이런 기사를 써 달라고 청탁하는 경우도 있었다”며 “그는 내부인이 아니면 알 수 없는 사내 게시판 자료나 언론노조 MBC본부(제1노조)와 관련한 정보를 알려주곤 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김 기자는 녹취록에 나온 극우매체 폴리뷰 기자에게 언론노조를 비방하는 취재원이 돼 주는가 하면 김장겸 보도본부장과 관련해 잘못된 사실을 전달한 팟캐스트 방송 내용과 스크립트까지 전달하며 기사를 청탁하기도 했다. 

김 기자가 폴리뷰 기자에게 제보한 내용은 민동기 전 미디어오늘 편집국장과 김용민 국민TV PD가 지난 2014년 7월18일 방송한 팟캐스트 ‘미디어토크’에서 민 전 국장이 김장겸 당시 MBC 보도국장의 형사고소와 관련해 무혐의 처분이 내려졌다고 잘못 전달한 부분이다. 

그러나 이는 과거 국민일보 측이 민 전 국장에게 제기한 형사고소가 무혐의 처분 났다는 것이어서 민 국장은 이후 8월30일 방송에서 실수를 바로잡고 사과했다. 그런데도 김 기자는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하지 않고 보수·극우매체 기자들에게 방송 내용의 스크립트까지 전달하며 기사 청탁을 했고, 뉴데일리 등 몇몇 매체는 이를 받아쓰면서 “오보에 대해 사과는커녕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결국 이들 매체는 법원의 결정으로 정정보도문을 냈다. 

김세의 MBC 기자.
한편 지난달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도 도마 위에 오른 김 기자의 뉴스데스크 인터뷰 조작 의혹에 대해 MBC 사측은 특별 내부 감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기사 : MBC 김세의 기자, 인터뷰 조작 의혹)

전국언론노조 MBC본부(본부장 조능희)는 지난달 25일 열린 정기 노사협의회 전 실무회의에서 ‘뉴스데스크 인터뷰 조작 의혹 조사 결과’와 관련해 “보도국 조사 책임자가 노사협에 나와 조사 결과를 설명해 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보도국 책임자는 노사협 자리에 나오지 않았다. 대신 김장겸 보도본부장은 “사실 관계를 이미 밝혀 소모적인 논쟁을 할 필요가 없다”며 “안광한 사장이 감사국에 특별 감사를 요청했으니 감사 결과가 나오면 명명백백하게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는 “뉴스데스크 인터뷰에서 조작이 의심되니 조사를 해보자는 순수한 요구가 이번 사안의 시작이었는데 보도국은 이를 무시하고 미루며 다섯 달의 시간을 보냈다”며 “사상 초유의 국정농단 사태로 온 나라가 휘청거리고 있는 이 시기에 ‘인터뷰 조작 의혹’을 갖고 MBC 노사가 공방을 벌여야 하는 현실이 너무도 안타깝다”고 재차 의혹 해소를 촉구했다. 

인터뷰 조작과 내부정보 유출 당사자로 지목된 김 기자는 미디어오늘의 수차례 해명 또는 반박 요청에도 응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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