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회 미디어오늘배 전국 언론인 족구대회가 29일 성공회대 대운동장에서 열렸다. 올해도 지난해에 이어 SBS팀이 1위를 차지했다. 올해 족구대회에서는 전통 강호로 꼽혔던 팀이 신흥 강호 팀에 자리를 내주는 이변이 속출했다.

이날 대회에서는 지난해에 이어 SBS2팀이 1부 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SBS2팀은 SBS1팀보다 족구 경력이 짧아 지난해 우승 당시에도 ‘대이변’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SBS2팀의 에이스 선수로 꼽히는 이은하 선수는 우승 직후 미디어오늘과의 인터뷰에서 “경기가 너무 쉬웠다”며 “다른 팀들이 생각보다 너무 약했다. (우리 공격수가 너무 강하니) 내년에는 공격수를 바꿔 출전해야겠다”고 말했다.

이날 이은하 선수는 트레이드 마크인 긴 머리를 휘날리며 족구장을 누볐다. 정확하게 상대팀의 허점을 찌르면서도 강력하게 내리꽂는 그의 스파이크에 상대팀 선수들은 어찌할 바를 모르고 점수를 내주고 말았다.

▲ 29일 성공회대학교 대운동장에서 열린 11회 미디어오늘배 언론인 족구대회. 사진=이치열 기자
올해 족구대회 우승팀에는 변화가 없었지만 2·3위 팀 간에는 역변이 생겼다. 2013년 이후 족구대회의 신흥 강호로 꼽혔던 CBS팀이 속절없이 무너지고 매년 결승전에 오르는 것도 쉽지 않았던 스카이라이프팀이 2위를 차지한 것.

올해 CBS팀은 1팀과 2팀으로 나누어 출전했다. CBS팀은 신예 강호로 꼽혔으나 올해는 힘을 쓰지 못했다. CBS1팀은 1부 리그 안에는 들었으나 스카이라이프2팀에 밀려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이번 족구대회에 출전한 한 선수는 “CBS팀이 지난해 같지 않다”고 평가했다.

올해 족구대회는 스카이라이프팀의 약진도 두드러졌다. 스카이라이프2팀은 ‘전통 강호’로 꼽혔던 SBS1팀을 꺾고 결승전에 진출하는 이변을 연출했다. 유력한 우승 후보인 SBS2팀과의 결승전에서도 팽팽한 접전으로 긴장감을 자아냈다. 6:6으로 동점을 만들면 SBS2팀에서 바로 1점을 추가하고, 이 뒤를 스카이라이프팀이 빠르게 맹추격했다. 그러나 SBS2팀이 결국 승기를 쥐었다. 

스카이라이프2팀의 에이스로 꼽히는 차명철 선수는 결승전 직후 “준우승이지만 올해 목표가 4강 진출이었기 때문에 결과에 매우 만족한다”며 경기 소감을 밝혔다.

올해의 또 다른 이변은 SBS1팀의 몰락이다. SBS1팀은 2006년, 2007년, 2009년, 2012년에 우승한 경험이 있는 선수들로 구성된 전통 강팀으로 평가받았다. SBS1팀에게 족구를 배운 ‘제자’ 선수들로 구성된 팀이 SBS2팀이다. SBS1팀의 최영하 선수는 족구연맹이사를 역임하고 전국구 대회에 출전할만큼 실력이 상당하다.

▲ 29일 성공회대학교 대운동장에서 열린 11회 미디어오늘배 언론인 족구대회. 사진=이치열 기자
그러나 SBS1팀은 올해 4강전에서 CBS팀에 속절없이 무너지고 말았다. 4강전 1세트에서는 SBS1팀이 승기를 잡았으나 바로 CBS1팀에 2세트를 따라잡혔다. 팽팽하게 이어진 3세트에서 결국 CBS1팀이 15:14로 역전하며 SBS1팀은 뼈아픈 패배를 맛봐야 했다. 한 관중은 “SBS1팀이 4위 안에 들지 않은 것은 족구대회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고 평가했다.

SBS1팀의 최영하 선수는 1부 리그 4강 경기 전 미디어오늘과의 인터뷰에서 “SBS2팀은 내가 지도할 당시만 해도 실력이 그리 좋다고 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며 “매일 점심시간마다 모여 족구를 하더니 실력이 눈에 띄게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최 선수는 “올해는 SBS1팀이 이기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며 “우리가 전성기 때는 날아다녔는데 올해는 쉽지 않을 것 같다”며 어두운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2부 리그 결승에서는 주최 측인 미디어오늘팀과 국민일보 CTS지부1팀이 맞붙었다. 2부 리그에서는 접전 끝에 국민일보 CTS지부1팀이 우승했다. 국민일보 CTS지부1팀의 이영근 선수는 결승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매년 출전했는데 순위권에 들어온 것 자체도 처음이다. 올해는 대진운이 좋았던 것 같다”며 “개발에 땀나듯 열심히 한 결과”라고 소감을 밝혔다.

매년 족구대회마다 최약체 팀으로 꼽혀왔던 미디어오늘팀은 예상 외로 2부 리그 결승까지 진출했다. 많은 관중들은 ‘이변’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미디어오늘이 결승까지 진출할 수 있었던 데에는 4패의 실적에도 부전승으로 1승을 거둔 덕분이다.

▲ 29일 성공회대학교 대운동장에서 열린 11회 미디어오늘배 언론인 족구대회. 사진=이치열 기자
오전에 SBS1팀과의 예선 경기를 구경하던 미디어오늘 구성원들은 미디어오늘 선수들이 네트로 공을 받아 넘길 때마다 “(저걸) 받아 넘겼다”며 놀라움을 표했다. 미디어오늘 선수로 출전한 김도연 선수는 올해 미디어오늘의 결승 진출 소감을 묻는 질문에 “대회 룰이 이상해서 우리가 진출하게 된 것 아니냐”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승패에 상관없이 족구 대회 자체를 즐기는 선수들도 적지 않았다. 매년 족구대회 출전 자체가 계기가 되어 구성원간의 단합을 다지는 의미가 크기 때문이다.

CBS팀에 21대0으로 처참하게 패한 기록을 거둔 아리랑 국제방송 팀 소속 박진석 선수는 “오늘 경기 시작하기 10분 전에 공을 처음 만져봤다”며 “지금 네 번 이상 졌는데도 계속 경기를 하게 해줘서 좋다”고 말하기도 했다. 해당 경기의 심판을 맡았던 대한족구연맹 김희천 심판은 “심판 생활 10여년 만에 (21대0으로) 패한 경기는 처음본다”고 난감해했다.

이번 대회에는 SBS, 경남MBC, 국민일보, 국민P&B, 아리랑 국제방송, 농어민신문, 스카이라이프, 뉴시스 등 총 16개 팀이 참가했다. 이날 족구대회는 총16개 팀이 4개 조로 나뉘어 모든 팀이 서로 한번씩 경기를 한 후 1·2위 팀으로 구성된 1부 리그와 3·4위팀으로 구성된 2부리그 간 토너먼트 경기로 진행됐다.

예선 끝에 1부 리그에는 SBS1팀, SBS2팀, CBS1팀, CBS2팀, 국민CTS지회2팀, 국민P&B팀, 스카이라이프1팀, 스카이라이프2팀 등이 진출했다. 2부 리그에는 뉴시스, 국민CTS지회1팀, 국민CTS지부1팀, 아리랑 국제방송팀, 한국농어민신문팀, 미디어오늘팀, 경남MBC팀 등이 올랐다.

이날 대회는 미디어오늘 (대표이사 신학림)과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김환균)이 주최하고, 대한족구연맹이 주관했다. 이날 족구대회 이외에도 훌라후프 대회, 어린이 알까기 대회, 농구 자유투 던지기, OX 퀴즈대회, 행운권 추첨 등의 행사가 진행됐다.

▲ 29일 성공회대학교 대운동장에서 열린 11회 미디어오늘배 언론인 족구대회. 이날 경기에 참가한 스카이라이프팀. 사진=이치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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