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오늘이 4일 팟캐스트 미오캣을 확대 개편하며 ‘주간 박근혜’라는 새 프로그램을 방송합니다. 한국사회 지배계층을 분석해 온 신학림 미디어오늘 대표이사 편집인이 한 주간 박근혜 대통령과 주변 인사들의 말과 행동을 분석해 미디어오늘 독자·미오캣 청취자들에게 전합니다. ‘주간 박근혜’는 매주 화요일 업데이트 할 예정이며, 박근혜 대통령 뿐 아니라 재벌과 족벌언론 등 여타 한국사회 지배계층을 분석하고 특정이슈에 대해서는 각계 전문가도 초청해 알기 쉽게 전달할 예정입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많은 성원 부탁드립니다. - 편집자 주

▲ 박근혜 대통령이 18일 오전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에서 열린 2016 지구촌 새마을지도자 대회 개막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중앙일보는 17일, 1면을 통해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이 물러날 것이라고 보도했다. 근거는 ‘여권 관계자’의 말, 중앙일보에 따르면 이 관계자는 “당초 박 대통령은 우 수석에 대한 검찰 수사 발표를 지켜본 뒤 유임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었으나, 국정감사가 마무리되고 있는 데다 우 수석 거취로 인한 정국 혼란을 해소하고 안보 위기 대응에 집중하기 위해 결심을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하지만 청와대는 즉각 부인했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17일 오전 브리핑을 통해 “전혀 사실이 아니”라며 “완전 오보다. 느닷없는 기사”라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중앙일보가 신뢰할 수 없는 ‘여권 관계자’의 말만으로 1면 톱기사를 올렸다고는 보기 어렵다. 중앙일보는 그 시기까지 “21일 전후”라고 보도했다. 그렇다면 청와대가 우 수석 교체 의지가 있었는데, 이것이 먼저 알려지자 이 계획을 ‘백지화’ 한 것일까? 아니면 ‘여권 관계자’가 청와대의 뜻과 엇나간 발언을 한 것일까?

18일 방송된 미디어오늘 팟캐스트 방송 ‘미오캣-주간박근혜’에서 신학림 대표이사·편집인은 우선 해당 기사가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신 대표는 “여권 관계자라면 범위가 너무 넓다. 중앙일보가 너무 취재원의 범위를 넓혀서 얘기했다”며 “우병우 거취를 결정할 수 있는 사람은 한 명 뿐인데, 그의 생각을 모르는 상황에서 ‘교체’한다는 것은 굉장히 위험한 기사를 쓴 것”이라고 지적했다.

▲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 연합뉴스
현재 우병우 민정수석은 쉽게 물러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신 대표는 “추정해보면 권력을 가진 사람은 ‘내가 여기서 밀리면 안 된다’는 뿌리 깊은 강박관념이 있다”며 “또한 민정수석이라는 자리는 이 정권이 4년 동안 구축해온 시스템, 통치 방식의 중심에 있기 때문에 청와대 통치 네트워크의 중심에 있다. 쉽게 교체하기 어려운 자리”라고 설명했다.

특히 신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의 통치 스타일도 우 수석을 ‘내치지’ 못하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신 대표는 “정치인은 정당을 중심으로 직업적인 정치를 하는 정치가(Politician)가에서 집권 후 경세가(statesman)이 된다”며 “대통령이 되면 정치가에서 경세가가 돼야 하는데, 박 대통령은 아직 정치가를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게다가 공화국의 대통령이 아니라 왕조로서의 통치자로 본인을 생각하고 있는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또한 대통령은 우병우, 최순실, 정유라로 이어지는 논란 속에서도 침묵을 지키고 있다. 박 대통령은 17일 예정된 수석비서관회의도 취소했다. 논란이 스스로 가라앉길 원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런 상황에서도 박 대통령은 16일 이북5도민 체육대회에 영상메시지를 보내 북한과 관련된 발언을 했다. “북한 주민들과 엘리트 층의 탈북이 증가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신 대표는 “언론에 보도될 만큼 중요한 박근혜 대통령의 발언은 대부분 남북관계에서 나왔다”라며 “지금 SNS상에서는 전쟁에 대한 얘기가 많이 나오고 있다. 지금의 박 대통령이 무슨 일이든 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걱정이 국민들의 마음속에서 표출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 대표는 이어 “박근혜 대통령이 그런 계획을 짤 것으로 보진 않지만 지금 여론조사가 26%수준으로 나오고 콘크리트 지지율이라는 단어도 안 나온지 오래됐다”며 “지금 박 대통령이 국가경영자보다 통치자의 행태를 보이는데 낮은 지지율을 반전할 수 있는 합리적인 선택을 할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비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도 있다는 국민의 걱정이 표현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 대표는 “어떤 분들은 ‘정말 박 대통령이 임기를 잘 채웠으면 좋겠다. 아무것도 안 해도 좋으니 조용히 있다가’라며 굉장히 불안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고 말했다.

▲ 지난 17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정문 앞에서 이화여대 총학생회 등 50여명의 학생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최순실의 딸 정유라씨 입학특혜 및 학사특혜 감사 실시 △이화여대 명예 실추에 대한 총장의 사과 △최경희 총장 해임 등을 요구했다.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한편 신 대표는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의 자서전 논란에 대해 “책의 내용이 사실이라면 UN 북한인권결의안을 기권하기로 결정하고 생색을 내기 위해 북한 정권에 알려준 것으로 해석된다”며 “(새누리당의 주장대로라면) 시초는 박정희 전 대통령으로, 7·4남북공동성명 뒤 불과 3달 후 종신집권인 유신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김일성 박정희는 적대적 공생관계였다”며 “남측이 유신을 시행하니 북한은 주석체제로 갔다”고 지적했다.

또한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 논란과 관련, 이화여자대학교의 행태에 대해 “사학의 현실과 관련된 것”이라며 “사학은 정부의 교부금과 지원금으로 완벽한 통제 하에 있다. 최고 권력의 비선실세의 자녀가 다니는데 이를 돌봐준다는 차원이 아니라 이걸 활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  자세한 내용은 미디어오늘 팟캐스트 ‘미오캣-주간박근혜’를 들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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