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MBC 보도국 내 뉴스데스크 인터뷰 조작 의혹을 제기했던 MBC 기자협회 김희웅 회장이 11일 보도본부 밖으로 발령 나 보복 인사 논란이 일고 있다. 

MBC 관계자들에 따르면 김 회장은 11일자로 보도본부 보도NPS준비센터에서 심의국으로 인사발령이 났다. 이번 인사는 정기인사가 아니고 인력 공백 등의 급박한 사정이 발생한 것이 아님에도 갑자기 단행됐다는 점에서 최근 보도국에 비판적 목소리를 냈던 기자협회장에 대한 표적성 보복 인사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MBC 기자협회는 지난 6월 보도국 뉴스시스템 게시판에 ‘리포트에 삽입되는 익명 인터뷰에 대한 준칙이 마련돼야 한다’는 제목의 글을 통해 “뉴스데스크 리포트 인터뷰에 대한 중대한 의혹이 있다. 의혹이 사실이라면 동료를 속이고 MBC 뉴스를 속이고 시청자를 속인 것으로 MBC 뉴스의 신뢰를 붕괴시키는 사안”이라며 “기자협회는 외부에서 문제가 제기되기 전, 조직 내에서 신속한 자정 작업이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해 해당 기자와 담당 부장, 보도국장에게 진상규명을 요청했지만 응답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서울 상암동 MBC 미디어센터 앞 광장에 있는 조형물 ‘스퀘어 M-커뮤니케이션’.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이 같은 내용은 지난 9월29일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가 발행한 노보를 통해서도 공론화됐고 기자협회와 노조는 조작된 것으로 의심된 리포트와 당사자를 언급하지 않았지만, 미디어오늘 취재 결과 인터뷰 조작 논란의 장본인은 보도국 경제부 소속의 김세의 기자인 것으로 확인됐다. (관련기사 : MBC 김세의 기자, 인터뷰 조작 의혹)

언론노조 MBC본부 관계자는 사측이 기자인 김 회장을 보도본부 밖으로 발령 낸 것에 대해 “인터뷰 조작은 MBC 뉴스에 대한 가장 기본적인 신뢰를 붕괴시킬 수 있는 사안인데도 기자협회장은 보도국의 자정 기능을 믿고 내부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며 “그런데 사측은 의혹에 대한 조사는 몇 달째 묵살하다 조작 의혹이 외부로 알려지자 의혹을 처음 제기한 기자협회장을 보도본부 밖으로 내쫓은 것으로 명백한 보복 인사”라고 비판했다.

이 관계자는 “당장 MBC 기자 대부분이 가입한 기자협회 대표의 보도국 출입조차 막겠다는 건데 이를 정당한 인사발령이라 할 수 있느냐”며 “도대체 무엇이 두렵고 무엇을 숨기고 있기에 이토록 무리수를 두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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