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는 비만인을 싫어한다. 최근 미스코리아 출신 금나나씨는 홍혜걸의 의학채널 '비온뒤'에 '금나나의 하버드레터'에서 "비만도 전염됩니다"라는 말로 비만에 대한 부정적 시선을 여과없이 드러냈다.
비만인에게 살을 빼라고 부추기는 것도 미디어다. '다이어트 서바이벌 빅토리'(SBS, 2011)부터 '다이어트 워'(Story on, ~2012), '더 바디쇼'(Story on, 현재)까지 살을 빼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프로그램들이 끊임없이 만들어진다.
수많은 드라마에서도 비만인들은 비중이 적고 고정된 캐릭터로만 연기된다. '뚱뚱한 여자'가 살을 빼지 않고 사랑받는 드라마 캐릭터를 생각할 때, 아직도 10년 전 드라마인 '삼순이'(내 이름은 김삼순, 2005)외에는 딱히 떠오르지 않는 이유다. 한국에서 뚱뚱한 여자가 (막판까지 살을 빼지않고) 주연인 드라마는 '내 이름은 김삼순'과 tvN의 '막돼먹은 영애씨'(2006~)정도다.
또한 미디어는 비만인에게 욕하고, 비만인에 대한 고정관념을 공고히 한다. 최근 방영된 드라마에서 비만인들을 어떻게 대했는지 모아봤다. (출처: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1. 비만인은 자신을 가꾸지 않는 사람?
"살찐 사람은 단 것을 많이 먹으면 안 된다"
"자신을 가꾸라"
'오마이 비너스'(KBS2)는 강주은(신민아 분)이 살을 빼는 과정을 그린 드라마다. 변호사인 그를 찾아온 몸매가 좋은 의뢰인은 살찐 사람은 단 것을 먹으면 안된다며 몸을 위아래로 훑는다. 그리고 비만이라는 이유로 자신을 가꾸지않는 사람으로 취급한다.
2. 비만인에게 외모비하는 당연한 것?
'치즈 인더 트랩'(tvN)의 김상철(문지윤 분)은 학과에서 평이 좋지 않다. 그의 친구는 비만인인 그에 대해 인터넷에 이렇게 글을 올렸다.
비만인에 대한 외모비하가 돋보이는 장면이다.
3. 뚱뚱하면 사랑받지 못한다?
"너는 확 뚱뚱해져버렸으면 좋겠어." (또 오해영, tvN)
'응답하라 1988'(tvN)의 김정봉(안재홍 분)은 먹는 것을 좋아하고 손에 항상 먹을 것을 들고 있다. '리멤버-아들의 전쟁'(SBS)의 편상호(김지훈 분)도 계속 먹는 장면이 부각된다. 심지어 '워킹맘 육아대디'(MBC)의 차민호(고승보 분)의 캐릭터 소개에는 "공부라고는 관심없고 오로지 먹는 것만 집중하는 엉뚱이"라고 돼있다.
드라마의 비만인들은 대부분 옷을 못입는다. '백희가 돌아왔다'(KBS2)의 황장미(김현숙 분), '부탁해요, 엄마'(KBS2)의 염난숙(황정민 분)은 옷을 못입는다. 뽀글뽀글 파마를 하고 원색의 옷을 입거나 심하게 화려하고 공주풍의 옷을 입는다. '무림학교'(KBS2)의 '방덕어멈'(홍지민 분)도 마찬가지다. 이름까지 일부러 촌스럽게 짓는 것 같다.
황장미(백희가 돌아왔다)의 남편은 고향으로 돌아온 첫사랑을 다시 좋아하고 있다. 방덕어멈(무림학교)은 짝사랑 중인 남자에게 지극정성이지만 남자는 방덕어멈에게 관심이 없다. 염난숙(부탁해요, 엄마)은 인터넷 동호회에서 만남 남자를 짝사랑하고 있다. 이들에게 러브라인은 허락되지 않는다.
'오마이 비너스'(KBS2)의 신민아, '구르미 그린 달빛'(KBS2)의 정혜성, '드림하이(KBS2, 2011)의 아이유, 돈의화신(SBS,2013)의 황정음은 모두 '비만인 분장'을 했다. 여성이 살을 빼서 극적으로 변화하며 성공이 따라온다. 비만여성은 그자체로 주인공이 될 수 없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