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김세의 기자가 이번엔 뉴스데스크 리포트 조작 논란에 휩싸였다. 김 기자는 그동안 페이스북에서 극우 인터넷 커뮤니티 ‘일베’를 옹호하고 강남역 살인사건을 “정신질환자의 살인”이라고 규정하는 등 논란을 일으키며 많은 비판을 받았다. 

지난 29일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가 발행한 노보에 따르면 MBC 기자협회와 노조 민주방송실천위원회(민실위)는 지난 6월 MBC 뉴스데스크 복수의 리포트에 삽입된, 서로 다른 익명의 인터뷰 당사자의 목소리가 동일해 보인다며 보도본부에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를 공식 요청했다. 

기자협회와 노조 민실위는 조작된 것으로 의심된 해당 리포트와 당사자를 언급하지 않았지만, 미디어오늘이 여러 MBC 관계자들로부터 확인한 결과 인터뷰 조작 논란의 장본인은 보도국 경제부 소속의 김세의 기자인 것으로 밝혀졌다. 김 기자는 2012년 언론노조 MBC본부 파업 이후 입사한 시용·경력기자 중심으로 구성된 제3노조인 ‘MBC노동조합’ 공동위원장이기도 하다. 

4월21일 MBC 뉴스데스크 리포트 갈무리
인터뷰 조작 의혹이 제기된 뉴스데스크 리포트는 지난 4월21일 보도된 “애플 수리고객 불만 폭주, 서비스업체 불공정 약관 탓” 기사와 5월18일에 보도된 “납품업체는 봉? 아직 못 고친 대형마트 ‘갑질’” 기사 등이다. 

첫 번째 리포트에 익명의 음성 변조 목소리로 등장하는 애플 수리 요청 고객은 “벌써 며칠 전에 수리를 마치고 돌려받았어야 하는데 아직도 수리가 안 됐다고 하니깐 답답해서 항의하러 왔어요”라고 말한다. 두 번째 리포트에서도 음성 변조된 대형마트 납품업체 직원은 “우리는 약자니깐 대형마트가 서울이든 부산이든 오라면 무조건 가야 하는 거예요. 돈을 못 받아도 할 수 없어요. 일단 가서 일해야 해요”라고 말했다. 

5월18일 MBC 뉴스데스크 리포트 갈무리
노조 민실위는 두 리포트에 나온 인터뷰의 음성 변조 전 원본 목소리를 확인한 결과 두 인터뷰 당사자는 동일인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민실위는 “뉴스데스크에 나가진 않았지만, 내부 시스템 NPS에 저장된 또 다른 익명 인터뷰(음성 변조 전)까지 포함하면 모두 세 개 인터뷰의 당사자가 동일인으로 의심된다”며 “리포트는 각각 다른 시기, 다른 내용의 것이고 인터뷰 당사자의 호칭도 다른데 인터뷰가 동일인의 것이라면 이는 실제 당사자가 아니라 제3자에 의해 연출된 것일 가능성이 높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민실위는 또 “해당 인터뷰들은 리포트에 사용될 부분만 딱 맞게 잘려서 NPS에 저장돼 있었고, 기자의 질문은 다른 파일에 따로 녹음돼 있었다”며 “질문과 답변이 함께 녹음돼 한 파일에 저장되고, 그 가운데 리포트에 나갈 부분만 따로 잘라서 저장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인터뷰 조작 의혹이 불거진 리포트들은 보도국 업무 관행상 극히 이례적인 사례”라고 지적했다. 

김세의 MBC 기자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쓴 글.
앞서 기자협회는 6월 보도국 뉴스시스템 게시판에 ‘리포트에 삽입되는 익명 인터뷰에 대한 준칙이 마련돼야 한다’는 제목의 글을 통해 “외부에서 문제가 제기되기 전, 조직 내에서 신속한 자정 작업이 이뤄져야 한다”며 “해당 기자와 담당 부장, 보도국장에게 의혹 내용을 설명하고자 진상규명을 요청했지만, 응답이 없었다”고 밝혔다. 

노조 민실위도 비슷한 시기 관련 제보를 받고 7월19일과 27일 두 차례에 걸쳐 사측에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다. 이에 사측은 8월 초 답신 공문으로 “기자협회는 비공식 임의단체이며, 민실위는 노조 내부 직제의 한 기구일 뿐이어서 진상 규명을 요구할 권리가 없다”면서 “회사는 해당 사안에 대해 검증을 실시했고, 조사 결과 제기된 의혹은 사실과 다르며 해당 방송 리포트 인터뷰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민실위는 공문을 통해 회사가 어떤 검증을 거쳤고, 어떤 조사를 실시해 결과가 어떻게 나왔는지 등을 재차 묻고, MBC 보도본부장이나 보도국장과의 공식 면담도 요청했지만 사측은 이에 응하지 않았다. 29일 노보에 관련 의혹이 공개적으로 제기된 후에도 MBC 사측은 아무런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김세의 MBC 기자
미디어오늘은 4일 김세의 기자에게 인터뷰 조작 의혹에 대한 해명이나 반박을 요청했지만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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