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의 방만한 인사, 연구용역이 도마에 올랐다. KBS계열사 임원의 절대 다수가 KBS 본사 출신인데다 자주 교체돼 경영악화의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KBS가 대부분의 연구용역을 경쟁입찰이 아닌 수의계약으로 발주하고 특정업체에 몰아주기를 한 것으로도 나타났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문미옥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KBS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 간 KBS 계열사 임원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KBS 계열사 임원진 74명 대부분(2명만 계열사 내부승진)이 KBS 출신 회전문 인사로 나타났다.

회전문 인사들은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교체되는 경우가 많았다. 현재 KBSN에 재직 중인 성아무개 감사는 2012년 11월 KBS 미디어 사장에 취임했으나 1개월 만에 다른 계열사로 발령이 났다. 그런데 불과 3개월 후에 다시 KBS미디어로 돌아와 부사장이 됐다. KBS미디어 박아무개 사장은 2014년 KBSN에서 감사로 8개월만 근무한 후 KBS미디어로 옮겼다. 고대영 사장 역시 KBS비즈니스 사장, KBS미디어 감사 등을 역임했다. 

▲ 서울 여의도 KBS 신관.
이 같은 회전문 인사는 ‘KBS계열사 임원선정 기준 및 내부규정’과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 나온다. 규정은 임원선정 기준으로 KBS 보직경험을 감안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계열사 핵심 업무관련 경험과 전문성(방송제작 전문가, 위탁사업 관련 경험 등을 감안)” “회사 성장과 수익창출을 위한 비즈니스 마인드” 등을 요건으로 명시하고 있다.

문미옥 의원실 관계자는 “KBS 출신이 어느 정도 계열사에 올 수는 있지만, 보은인사성으로 계열사 임원이 되고 임기를 마치지 않은 채 계속 자리는 옮기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문미옥 의원은 “KBS 영업 적자는 계열사의 전문성이 떨어지는 회전문 인사에서 기인한 것으로 자질이 확보된 인사가 임명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보은인사와 경영악화의 인과관계를 단언할 수는 없지만 KBS 계열사 8곳 중 KBS 비즈니스, 미디어, 아트비전, 시큐리티, America, Japan 등 6개 회사가 2012년부터 이익이 감소한 것은 사실이다.

한편 문미옥 의원이 KBS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 간 연구 용역 현황(2012년~2016년 7월말 기준)’ 자료를 분석한 결과 방송문화 연구 100%, 기술연구는 79%가 수의계약인 것으로 나타났다. 수의계약은 복수의 업체가 경쟁을 통해 계약을 맺는 게 아니라 특정 업체가 단독으로 계약을 체결하는 것을 말한다. 

KBS의 방송기술 연구기관인 KBS 미래기술연구소의 경우 최근 5년간 총 43건의 기술용역 중 34건을 수의 계약으로 발주했다. 총 계약금액 23억5980만 원 중 17억9414만 원에 달하는 규모다. KBS 미래기술연구소가 발주한 기술용역의 79%를 특정 업체 8곳이 독점했다. 2012년부터 2016년까지 기술용역을 수주한 업체 중 A기업은 11건(총 7억705만원)을 체결했고 B기업은 6건을 체결했다. 

(9월22일 오후 6시24분 기사수정. 문미옥 의원실이 21일 낸 국감 자료 중  KBS계열사 임원 74명 전원이 KBS출신 회전문 출신이란 내용은 사실과 다른 것으로 밝혀져 바로잡았습니다. 계열사 경영악화 대목에서도 의원실에서 2012년부터 적자가 났다고 했으나 실제로는 이익이 감소한 것으로 드러나 이 역시 바로잡았습니다. 의원실의 자료를 충분히 검증하지 못해 오보를 낸 부분에 대해 KBS에 사과 말씀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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