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의 종영 프로그램 ‘마녀사냥’의 ‘이원 생중계’ 코너는 마녀사냥 4명의 MC들과 시민들이 직접 대화하는 코너다. MC들은 스튜디오에서 이야기를 나누다 궁금했던 부분을 시민에게 물어보기도, 시민이 자신들의 이야기를 꺼내놓기도 했다. ‘마녀사냥’ 정효민 PD의 새 프로그램은 아예 연예인이 길거리로 찾아가 시민들 앞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포맷이다.

20일 서울 상암동 JTBC 사옥에서 진행된 ‘말하는 대로’ 제작 발표회에서 정효민 PD는 “마녀사냥의 코너에서 직접적으로 영감을 얻은 건 아니지만, 마녀사냥 시절에도 준비가 된 MC들과 다르게 준비가 안 된 시민과 이야기를 나누는 부분이 재미있었다”며 “애초에 생각했던 이야기와 완전히 다른 이야기가 진행되기도 하고, 의외성 있게 흘러가는 부분이 좋았다”고 말했다.

‘말하는 대로’는 ‘말로 하는 버스킹’(busking,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길거리에서 연주와 노래를 하는 행위)을 콘셉트로 연예인이나 작가 등 각종 인사들이 거리로 나가 사람들에게 말을 걸고 이야기를 하며 진행된다. 21일 첫 방송에는 유희열씨와 하하씨가 MC를 맡고, 방송인 이상민, 타일러, 장유정 뮤지컬 작가, 김동영 작가가 출연해 서울 도심에서 시민에게 말을 건다.

▲ 사진제공=JTBC
이런 포맷은 오늘날 보편화된 강연프로그램이나 토크콘서트와 차별점을 갖는다. 보통 강연 프로그램이나 토크콘서트는 권위를 가진 강사진이나 연예인 등 유명인사가 나와 시민들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한다. 물론 강연을 듣는 것 자체가 잘못됐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이런 강연 프로그램들이 종종 청자들의 관심을 끌겠다고 의미 없는 독설을 하는 등 ‘꼰대’같은 면모를 보여 왔던 것도 사실이다.

‘말하는 대로’는 이러한 강연프로그램과 차별점을 강조했다. ‘말하는 대로’의 MC를 맡은 유희열씨는 “애초에 PD에게 강연 프로그램이라면 안한다고 말했다”며 “강연 프로그램과 가장 큰 차이는 공간과 말하는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말하는 대로’의 ‘대로’는 길거리를 뜻한다. 대로에서 ‘버스커’가 말을 거는 것이 기존의 강연 프로그램과 다른 점이다. 유희열씨는 “우리는 말하는 사람을 강사가 아닌 버스커라고 부른다. 오늘도 무명가수들이 거리에서 버스킹을 하며 자신의 노래를 들려주려 노력하듯이 우리도 이야기를 하기 위해 길에서 노력할 것”이라며 “또 무대와 객석이라는 위계가 있는 공간이 아닌 길거리에서 서로 이야기하는 점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 20일 서울 상암동 JTBC 사옥에서 진행된 '말하는 대로' 제작 발표회에서 MC인 유희열씨와 하하씨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JTBC
예고편에서는 타일러나 김동영 작가가 길거리에서 사람들에게 “한번 들어 봐주세요”하며 말을 걸어도 사람들이 무시하는 모습 등이 담기기도 했다. 

정효민 PD는 “강연 같은 경우 강연자의 눈치를 보면서 재미가 없어도 나가지도 못하지만 버스킹의 경우 듣다가 별로면 그냥 일어나고, 좋으면 계속 듣고 신청곡도 말하지 않느냐”며 “작가나 뮤지컬 감독 등 다양한 직종의 사람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달라고 말하고 다니는 등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의 위계가 없다”고 말했다.

▲ 사진제공=JTBC
이 프로그램에서는 말을 하는 사람, ‘버스커’가 대중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은 이들이라는 점도 관전 포인트다. 1회에도 장유정 뮤지컬 감독, 김동영 작가 등이 나온다. 유희열씨는 “낯선 버스커가 누구일지, 알려지지 않은 이들이 무슨 이야기를 할지 두근거린다”라며 “개인적으로 ‘육체 탐구생활’을 쓴 김현진 작가를 만나보고 싶다”고 말했다. ‘말하는 대로’는 21일 수요일 오후 9시 30분 첫방송 된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