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에서 발생한 역대 최대규모 지진이 원자력발전소 최대 밀집지역에서 발생했다. 카카오톡과 통신이 두절돼 국민들이 불안에 떨었지만 국민안전처는 안내 문자를 늑장 발송한 데다 홈페이지가 마비되는 등 콘트롤 센터로서 기능을 상실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지진은 두차례 발생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오후 7시 44분 경북 경주시 남서쪽 9㎞ 지역에서 한반도에서 역대 4번째로 강력한 5.1 규모의 지진이 발생했다.  이어 8시 2분 경북 경주시 남남서쪽 8㎞ 지역에서 1차 지진보다 큰 규모 5.8의 지진이 발생했다. 5.8 지진은 국내 지진 관측사상 최대치다.

지진이 크게 발생한 곳은 원전 밀집지역이다. 경주에는 월성 1~4호기, 신월성 1, 2호기 등 총 6기의 원전이 밀집해 있고 방폐장이 있다. 경주 바로 남쪽의 울산 울주군과 부산 기장군 일대에는 고리 1~4호기와 신고리 1, 2호기가 가동 중이다. 이 지역에서 최근 신고리 5, 6호기가 착공에 들어갔다.

▲ 사진=기상청
원전 밀집지역 주민들은 불안에 떨었다. 울산 동구에 거주하는 김아무개씨는 “첫번째 지진때는 우우웅하는 소리가 나더니 두 번째 지진 때는 물건이 떨어지고 밖에서 유리가 깨지는 소리가 날 정도”라고 말했다. 고리 원전에서 불과 5km 떨어진 서생면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홍아무개씨는 "갑자기 크게 흔들려 놀라 주방에서 뛰쳐나왔다"고 말했다. 울산 울주군 대안리에 거주하는 이아무개씨는 화장품이 바닥에 떨어져 깨졌고 빌라 1층 주차장에 금이 갈 정도였다. 일부 주민들은 건물 밖을 나와 카페, 마트 등에 피신해있는 상태다. 

경남 창원 성산구 주민들 역시 지진을 크게 느꼈다. 내동에 위치한 아파트 12층에 거주하는 김아무개(59)씨는 "아파트에 서 있는데 우우웅 하는 큰 소리가 나더니 집이 흔들리는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경남 고성군에 위치한 주택에 거주하는 이아무개(59)씨는 "저녁 8시35분께 창문이 깨지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심하게 흔들렸다"며 "뉴스에서는 여진이라고 했는데 그 정도 수준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문제는 지진이 일어난 직후 통화, 카카오톡 장애도 발생해 불안에 떠는 주민들이 많았지만 국민안전처가 제대로 대응을 하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안전처는 재난 문자를 8분 뒤에 발송했고 그나마 제대로 발송되지 않는 경우도 많았다. 심지어 한동안 홈페이지가 마비되기도 했다. 울산에 거주하는 김아무개씨는 “통화와 카카오톡이 안 됐다.  평소에는 국민안전처 문자가 쓸데없이 왔는데, 이번에는 단 한건도 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재정 의원은 긴급 보도자료를 내고 “세월호 참사 이후 박근혜 대통령이 약속한 안전한 대한민국의 선봉장 역할을 해야 할 국민안전처가 정작 대형재난이 발생하자 접속자 폭주조차 막지 못한 채 인터넷 홈페이지가 먹통이 됐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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