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네이버가 그랬던 것처럼 언론사에겐 애증의 대상이다. 좋든 싫든 언론이 잡아야 할 젊은 독자가 그곳에 있고, 뉴스유통을 쥐고 있는 게 현실이다. 막연하지만 페이스북 계정을 운영하지 않으면 불안해 줄을 서야하는 것이다.

불안해하는 언론에게 박상현 페이스북코리아 홍보총괄은 26일 건국대 새천년관에서 미디어오늘이 주최한 ‘2016년 저널리즘의 미래 컨퍼런스-스토리텔링의 진화’에서 언론의 페이스북 콘텐츠 전략을 공개했다. 

그는 무엇보다 “부장님이 관심을 끄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사결정권자의 지나친 관심이 독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박상현 총괄은 “강남에서 아이가 공부 잘하려면 ‘외할아버지의 재력’ ‘엄마의 정보력’ ‘아빠의 무관심’이 필요하다”는 말을 패러디하며 “이걸 페이스북 전략에 적용하면 ‘회사의 재력’ ‘실무단의 정보력’ ‘국장님과 부장님의 무관심’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상현 홍보총괄은 특히 “페이스북 담당자를 키우고, 힘을 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내가 페이스북 직원이지만 페이스북을 항상 보는 건 아니다. 하지만 언론사 페이스북 담당자는 매일 들여다보며 어떤 기사가 통하는지, 아침에 올라가는 게 나은지, 저녁에 올라가는 게 나은지, 새벽엔 어떤 기사가 통하는지 잘 안다”는 것이다. 

그는 “담당자를 자주 바꿔선 안 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박상현 총괄이 A언론사의 페이스북 콘텐츠 전략 담당팀 6인과 미팅을 한 적이 있다, 1~2주 후 해당 언론사에서 다시 미팅약속을 잡자는 연락이 왔다. “얼마전에 했다”고 하니 “담당자가 전부 바뀌었다”는 답이 돌아왔다. 그는 “언론사 특성상 인사이동이 잦은데 그러면 노하우가 다 매몰비용으로 간다”면서 “이용자와 페이스북 계정과 관계도 인간관계와 유사한 면이 있다. 담당자가 계속 바뀌면 독자가 ‘이상하네. 톤이 바뀌었네’하고 거부감을 느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페이스북 언론계정은 누가 ‘대박’을 터뜨리면 그 공식을 따라가는 식인데, 정작 중요한 콘텐츠 본질을 놓칠 수 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카드뉴스가 성공하니 너도나도 카드뉴스 콘텐츠를 쏟아내고 있고, 뉴스 설명에 유머코드를 넣는 게 인기가 많아지니 ‘드립’에 의존하는 언론사 계정도 적지 않다. 박상현 총괄은 “사람들이 놓치는 건 트래픽을 높이기 위해 뉴스의 가치를 놓치는 것”이라며 “트렌드에 따라서 외형만 바꾸는 게 능사는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 박상현 페이스북코리아 홍보총괄. 사진=이치열 기자.
콘텐츠를 만들 때 지나치게 잘 하려고 하면 오히려 좋지 않은 반응을 얻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그는 “각을 잡고 콘텐츠를 잘 만들려고 노력을 할수록 이상해질 수 있다. 오히려 애들이 장난하듯이 길에서 넘어지고 평소대로 말을 거는 식으로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상현 총괄은 언론이 페이스북 계정을 만들고 관리하면 더 나은 이용자 경험을 줄 수 있고 브랜드를 키울 수 있다면서 언론이 페이스북을 활용하면 좋은 이유를 설명했다. 박상현 총괄은 페이스북의 장점으로 △정교한 타겟팅을 통한 나은 이용자 경험 제공 △데이터 분석 △브랜드 강화를 꼽았다. 그는 “인스턴트 아티클이 투자대비 수익률이 좋지 않다고 할 수 있지만 디자인도 좋고 속도도 빨라 더 나은 이용자 경험을 제공하고, 이는 브랜드에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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