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이 읽는 뉴스를 포털 직원이 결정하는 나라”
“국민이 읽는 뉴스를 포털 직원이 결정하는 나라”
[2016 저널리즘의 미래 컨퍼런스] 김기수 크리티커스 대표 “기자의 이름을 불러줘야 한다”

“국민이 읽는 뉴스를 포털 직원이 결정하는 나라.”

언론을 평가하는 큐레이션 서비스 ‘크리티커스’를 만든 김기수 대표의 말이다. 이는 김기수 대표가 ‘크리티커스’를 만든 이유이기도 하다.

8월26일 건국대 새천년관에서 미디어오늘이 주최한 ‘2016년 저널리즘의 미래 컨퍼런스-스토리텔링의 진화’에서 김기수 ‘크리티커스’ 대표는 ‘미디어 큐레이션 서비스’란 주제발표를 통해 왜 한국 언론지형에 새로운 큐레이션 서비스가 필요한 지 설명했다.

▲ 김기수 '크리티커스' 대표. 사진=이치열 기자
김기수 대표는 대학 시절을 일본에서 보내면서 한국의 중고 물품 커뮤니티 사이트를 만든 경험이 있다고 한다. 이 경험으로 인해 김 대표는 경제학에서 말하는 ‘수요와 공급’ 외에 ‘정보’라는 요소가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이후 정보경제학에 관심이 생긴 김 대표는 미디어와 공론장에 대한 공부를 시작했는데 한국의 공론장을 형성하는 대부분이 포털 뉴스인 것을 알게 됐다.

김기수 대표는 포털뉴스가 한국 공론장에 미치는 영향은 막대하나 저널리즘적으로 지켜야 할 가치를 가지고 있는 지는 의문이라고 했다. 김 대표는 “포털뉴스가 편집해 내보내는 뉴스를 신뢰하기 어렵다”고 했다. “통신사업자인 포털은 최대한 기사 편집에 중립을 지키겠다고 하지만 기계적인 정치적 중립이 저널리즘적으로 지켜야 할 가치인지는 모르겠다”는 것.

김기수 대표는 “포털직원이 국민이 읽는 뉴스를 결정해주지만 거의 대부분이 연합뉴스다”라며 “이에 포털이 정치적 논란을 피해가려하는 것이라는 지적이 많은데 나 역시 같은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었다”고 전했다. 미디어오늘 조사에 따르면 네이버의 정치기사 매체별 비율 가운데 연합뉴스 기사가 55.98%를 차지했다. 연합뉴스 뒤로는 뉴시스(10.37%), 뉴스1(4.76%) 등 통신사 기사가 네이버 뉴스의 70%를 차지했다. 

▲ 포털 N사의 정치기사 매체별 비율. 사진=김기수 제공
포털이 기계적 중립을 고수하는 이유에 대해 김 대표는 사회 저변에 깔린 정치혐오와 언론혐오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언론이 신뢰를 받고 있지 못하는 상황이라는 것. 실제로 2016년 로이터의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언론의 신뢰도는 26개 조사국 중 25위였다. 언론신뢰도 1위는 핀란드였고 26위는 그리스였다.

그렇다면 왜 사회는 언론을 신뢰하지 않을까. 김기수 대표는 처음에는 그 이유가 ‘기레기’라고불리는 기자들에 있다고 생각했지만 생각이 달라졌다고 했다. 김 대표는 “영화 속 멋진 기자들이 없는 게 문제라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며 “하지만 실제로 기자들을 많이 만나보니 열정은 넘치지만 자신이 쓰고 싶은 기사를 쓰지 못하는 기자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김기수 대표는 노암 촘스키 교수와 컬럼비아 대학교 디지털 저널리즘 센터를 설립한 에밀리 벨의 말을 인용하며 언론이 혐오를 받고 있는 원인을 이렇게 설명했다.

“언론사는 자유 언론에 관해 더 이상 권한이 없으며, 이슈를 대중에게 전달하는 통로에 대한 통제권을 잃어버렸다. 전달통로, 즉 공론장은 누구에게 넘어갔나? 바로 실리콘 밸리의 몇 안 되는 테크 기업이다” (에밀리 벨)

“독립적이고 자유로운 언론들이 계속 죽어가고 있다. 대중이 접할 수 있는 언론들은 계속 줄어들고, 뉴스 소비를 소수의 거대 언론들에게만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노암 촘스키)

▲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김기수 대표는 이러한 언론혐오를 없애기 위해서는 좋은 기사일수록 더 널리 읽혀지는 구조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지금은 포털에 걸려야 기사가 많이 읽히고, 기사의 트래픽을 운에 맡기는 실정이다”라며 “결국 이를 해결하려면 좋은 기사를 찾는 사람이 많아져야하고 그런 기사를 유통하는 구조가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더 나은 언론 유통구조를 위해 김기수 대표는 △인센티브제도 △퓰리처상과 같은 권위 있는 언론상 도입 △뉴스펀딩과 같이 제도 밖 사람들도 가치 있는 기사를 쓸 수 있게 해주는 방식 모색 △기자들의 이름을 불러주는 것과 같은 대안들을 소개했다.

김 대표는 이러한 대안들을 참고해 ‘크리티커스’를 개발했다고 한다. 김 대표는 “소규모 매체의 이름 없는 기사가 쓴 글이더라도 좋은 내용이면 읽힐 수 있도록 소개하고자 한다”라며 “언론에 대한 조롱이 끊이질 않지만 묵묵히 좋은 기사를 생산해내는 이들에게 좋은 평가를 돌려주려고 한다”고 크리티커스의 목표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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