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뉴욕타임즈가 ‘스노우폴’(snowfall)로 인터랙티브 뉴스를 처음 선보였을 때 한국 언론은 이를 따라 하기 위해 들썩였다. 지금까지는 기사에 사진 한두 장을 덧붙이는 정도였지만 스노우폴은 마치 영화를 보는 듯 한 영상, 인터뷰 동영상, 게임을 하는 듯한 콘텐츠까지 더해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조선일보 ‘와글와글 합창단’, 경향신문 ‘그놈 손가락’, 민중의소리 ‘내란(내란음모의 모든 것)’등 한국에서도 스노우폴을 카피한 콘텐츠들이 쏟아졌다.

하지만 쉽게 말해 한국형 스노우폴은 ‘실패했다’. 8월25일 건국대 새천년관에서 미디어오늘이 주최한 ‘2016년 저널리즘의 미래 컨퍼런스-스토리텔링의 진화’에서 김동현 민중의소리 뉴미디어팀 팀장은 ‘누구를 위한 CMS를 만들 것인가’란 주제발표를 통해 왜 이러한 기술이 한국에서는 실패했는지를 설명했다. 

김동현 팀장은 민중의소리에서 직접 CMS(콘텐츠관리시스템)와 UI체계(user interface, 컴퓨터나 모바일기계 등을 사용자가 좀더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설계)를 개발하고 있다.

▲ 8월25일 건국대 새천년관에서 미디어오늘이 주최한 ‘2016년 저널리즘의 미래 컨퍼런스-스토리텔링의 진화’에서 김동현 민중의소리 뉴미디어팀 팀장이 강연하고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김동현 팀장은 민중의소리가 만든 UI체계 중 성공한 포맷과 실패한 포맷을 소개했다. 그는 ‘한국형 인터랙티브 뉴스’와 함께 실패한 포맷으로 ‘뉴스 타임라인’을 소개했다. 뉴스 타임라인 포맷은 뉴스를 시간 순으로 보여주는 서비스다.

김동현 팀장은 “이러한 체계를 위해 개발자들이 미친 듯이 코딩을 하고 이것저것 화려한 기능들을 추가했지만 사람들이 많이 보지 않았다”라며 “그 이유는 이 화려한 체계가 PC화면에서는 잘 돌아가지만 모바일에서는 잘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김 팀장은 뉴스를 소비하는 이들이 이미 PC에서 모바일로 넘어갔다고 말했다. 민중의소리의 경우에는 뉴스소비자 중 PC와 모바일을 보는 비율이 3:7까지 될 정도다. 이어 김 팀장은 “요새는 이동하면서, 걸어가면서 뉴스를 보는데 누가 저렇게 화려하고 긴 콘텐츠를 걸어가면서 볼 수 있을까”라며 “사람들은 그렇게 정성을 들여서 콘텐츠를 보지는 않는다”고 전했다.

이미 모바일로 넘어간 뉴스소비자들이 많이 보는 UI체계는 모바일을 기반으로 개발한 콘텐츠들이다. 민중의소리의 경우, 카드형 뉴스 ‘이슈탐구’와 카카오톡 대화형으로 뉴스를 전해주는 ‘뉴스톡’이 인기를 끌었다. 특기할 점은 이러한 카카오톡 대화형 뉴스를 많이 보는 층이 65세 이상이라는 것이다.

김동현 팀장은 “처음 카카오톡 대화형 뉴스를 만들었을 때는 예상대로 젊은 층이 이 콘텐츠를 소비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중장년층이 관심을 가졌고 지금은 65세 이상의 비율이 30%가 넘는다”며 “중장년층은 네이버보다도 카카오톡이 익숙한 모양”이라고 말했다. 결국 PC 기반의 CMS나 UI체계보다 모바일 기반의 시스템이 성공한다는 말이다.

▲ 김동현 민중의소리 뉴미디어 팀장.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성공한 CMS 위해 또 하나 고려할 사항은 실제로 CMS를 사용하는 기자들의 요구를 충분히 반영하고, 이 요구를 실현할 개발자 채용에 투자를 하는 것이다. 김동현 팀장은 “이제 기자의 역할이 글을 쓰는 사람에서 다양한 콘텐츠를 기획하는 기획자로 변하고 있다”며 “실제로 기자들이 CMS를 사용하며 그때그때 어떤 기능이 있는지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요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 팀장은 “내외의 요구를 잘 파악해서 계속해서 변화할 수 있는 CMS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회사 자체 CMS를 두고 개발자를 채용해야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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