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자본을 단순히 돈으로 여기고 있다. 그러나 영화제작에서 자본이란 그저 재화만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인적자산, 문화적 자산, 지역공동체라는 3가지가 함께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것이 바로 자본이다.’

기존의 자본과 권력에서 독립, 작가정신에 충실한 영화를 만들어내야 한다고 주장하는 영화인들이 인터네트를 통해 만났다. 이들이 만나는 장소는 미국 텍사스 오스틴을 중심으로 독립영화제작자들이 참여하고 있는 웹사이트 델타 9 에덴, 바로 그곳이다.

이들의 최대 관심사는 영화는 어떠한 자본계층으로부터라도 독립성을 유지해야하며, 영화다운 영화를 만들어 내야 한다는 것. 이에 따라 최소의 경비로 영화를 만들기 위한 각종 경험들을 함께 공유한다. 아직 영화공부가 부족한 사람들에게는 과거유명감독들의 실험정신이 가득차 있는 영화를 분기별로 엄선, 상영하는 프로그램도 갖고 있다.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감독의 1962년작〈내 이름은 이반〉야스지로 오즈의 1953년작〈도쿄이야기〉, 장 뤽 고다르의 1967년작〈주말〉등 영화 매니아들의 군침을 돌게 하는 작품들을이들은 마음껏 볼 수 있게 하고 있다.
인터네트 월드와이드웹〔http://www.eden.com/∼delta-9/〕으로 접속하면 간단한 메시지와 함께 공지사항, 영화대본, 페스티벌일정 등을 소개하는 메인 메뉴를 볼 수 있다.

초기화면에 나타나는‘메니페스토’(선언)는 이같은 독립영화제작자들의 염원을 담아, 영화에 헌신하고자 하는 이들을 격려하고 있다. 이같은 격려는 말로만 끝나지 않는다. 가장 저렴한 가격에 영상장비와 스튜디오, 더빙, 편집 등의 서비스를 지원받을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한다. 또 동병상련을 앓는 이들 독립영화제작사들의 명단을 확보, 서로 정보를 교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 이들이 만든 영화를 출품, 실력을 인정받을 수 있도록 세계의 크고 작은 영화제 일정을 소개하고 있다. 상금내역은 물론 영화제의 성격을 간단하게 정리하고 있다. 영화매니아들의 최대 관심을 모을 수 있는 전자도서관은 영화제목, 주연, 감독, 제작국가별등에 대한 키워드만으로 정보를 검색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개성이 강한 시대. 시민의식을 필요로 하는 시대. 20세기말 인류의 최대 공통언어인 영화가 자본의 잠식을 벗어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젊은 신세대 영화인들이 만나는 델타9 에덴은 신선한 충격을 받을 수 있는 곳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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