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에서 또 하청노동자가 작업 중 추락사망했다. 지난달 26일에 이어 16일 만에 발생한 산재 사망 사고다. 현대중공업은 올해만 벌써 8번째 산재사망을 기록했다.

울산 현대중공업 하청업체 기린테크 직원 A씨(42)는 11일 오전 해양18안벽에 접안돼 작업 중인 2836호 선박 내 2번 카고홀드(선창)에서 청소작업을 하던 중 동료에 의해 추락한 상태로 발견됐다. A씨는 곧바로 인근 울산대학병원으로 후송됐으나 오전 10시33분 경 사망했다.

몽골 출신 이주노동자인 A씨는 2013년 11월부터 현대중공업 조선사업부 하청업체 기린테크 소속으로 일해왔다.

▲ 위에서 찍은 사고 현장 사진. 사진=현대중공업노동조합
▲ 사고 현장 사진. 사진=현대중공업노동조합

현대중공업노동조합은 현장조사 결과 A씨가 약 20m 높이에서 추락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노조는 발견 당시 A씨의 부상 정도가 심해 현재 고용노동부와 현대중공업 노사가 함께 정확한 사고원인을 조사 중이라 말했다.

이번 사고는 지난달 산재사망 사고가 발생한 지 16일 만에 일어난 것으로 현대중공업 내 산업안전 문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해양사업부 사내하청업체 경성ENG 직원 노아무개씨(71)는 지난달 26일 해양5안벽 인근 해안에서 익사상태로 발견됐다.

올해 현대중공업에서 발생한 산재사망 건수는 2월, 3월에 각각 1건, 4월에 3건, 7월에 2건, 8월에 1건으로 총 8건이다.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등 현대중공업 그룹사를 포함하면 산재사망 건수를 10건에 달한다. 지난 4월27일 현대미포조선 사내하청노동자 김아무개씨(41)는 터치업 작업 도중 사다리를 오르다 손을 놓치면서 5미터 아래로 추락해 치료를 받던 도중 결국 사망했다. 불과 15여일 후인 5월11일엔 현대삼호중공업 사내하청노동자 위모씨(30)가 족장 작업 중 15미터 아래로 추락해 목숨을 잃었다.

▲ 사진=현대중공업 홈페이지 캡쳐

현대중공업 그룹 산재사망 희생자 중 직영 노동자는 3명, 사내하청 노동자는 7명이다.

중대재해가 거듭 발생함에 따라 노조는 이번 사고와 관련해 사업주와 안전관리 책임자를 고발할 것이며 회사에 '임시산업안전보건위원회 개최'와 고용노동부에 '특별안전점검' 실시를 요구할 예정이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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